순간 ‘울컥’ 페디→이후 역지사지...단순한 ‘진리’, 심판과 싸워 좋을 것 없다 [PO 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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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수원=김동영기자] 경기 내내 살짝 불편해 보였다.
조금씩 쌓이더니 순간적으로 울컥했다.
이내 마음을 다잡았다.
역지사지다.
NC 에릭 페디(30)가 험난한 하루를 보낼 뻔했다.

페디는 30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3 KBO 플레이오프 1차전 KT와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3피안타(1피홈런) 1볼넷 12탈삼진 1실점의 눈부신 호투를 뽐냈다.
페디를 앞세운 NC는 9-5의 승리를 거두며 1차전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페디가 압도적이었다.
지난 16일 KIA전에서 타구에 팔을 맞는 아찔한 장면이 있었다.
그대로 교체. 골절은 피했지만, 이후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와일드카드전에서도, 준플레이오프에서도 페디의 등판 여부에 관심이 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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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오프에서 마침내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플레이오프 한 경기 최다 탈삼진인 12탈삼진을 뽑아내며 포효했다.
KT ‘무패 에이스’ 윌리엄 쿠에바스(3이닝 7실점 4자책)와 맞대결에서 완승을 거뒀다.

이처럼 빼어난 하루를 보냈지만, 자칫 ‘강제 불완전 연소’로 끝날 뻔했던 장면이 있다.
5회말이다.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문상철을 상대했다.
3회말 우월 솔로포를 하나 맞았던 타자를 다시 만났다.

풀카운트 승부 끝에 7구째 스위퍼를 뿌렸다.
중계 화면상 스트라이크 존 왼쪽 위 모서리를 찔렀다.
스트라이크 판정이 나와도 이상한 것은 없었다.
그러나 이민호 주심의 팔이 올라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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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디가 순간적으로 ‘울컥’했다.
양팔을 앞으로 뻗으며 크게 반응했고, 홈플레이트 쪽으로 몇 걸음 걸어 내려갔다.
주심도 타임을 선언하며 앞으로 걸어 나왔다.

자칫 큰 충돌로 벌어질 수도 있는 상황. 지난 9년 전 외국인 투수 찰리 아담이 심판에게 한국어로 욕설을 한 후 퇴장당한 전례도 있다.

이에 강인권 감독이 곧바로 그라운드로 뛰어나와 심판 앞을 가로막았다.
박민우가 마운드 쪽으로 와 페디를 다독였다.
페디도 여전히 상기된 표정이었지만, 이내 침착함을 되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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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사 1루로 경기가 계속됐고, 배정대를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 2사 1루가 됐다.
이호연에게 좌측 안타를 맞아 1,2루에 몰리기는 했으나 김상수를 삼진으로 잡으며 포효했다.
어렵게 이닝 종료.

6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페디는 황재균-앤서니 알포드-박병호를 삼진-중견수 뜬공-삼진으로 잡고 자신의 임무를 마쳤다.
박병호 삼진으로 플레이오프 한 경기 최다 탈삼진 신기록까지 작성했다.

그렇다면 그 짧은 순간 페디는 어떤 생각을 했을까. 경기 후 “한국에서 첫 가을야구를 했다”며 “플레이오프 1차전이기도 하고, 치열한 경기라 흥분한 것 같다.
감독님이 나오셔서 나를 안정시켜줬다.
나도 주심의 일이 어렵다는 생각도 들었다.
평정심을 찾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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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인권 감독은 “페디가 흥분하는 모습을 보였다.
앞서고 있는 상황에서 흥분하는 건 결코 좋은 모습이 아니라 봤다.
제지를 하는 게 맞다고 봐 나갔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기본적으로 선수와 심판의 생각은 언제나 다를 수 있다.
선수는 선수가 생각하는 존이 있고, 심판은 또 심판의 존이 있다.
스트라이크는 결국 스트라이크다.
약간의 차이 때문에 불만이 발생하곤 한다.
이날도 그랬다.

계속 불만만 표해서는 안 될 일이다.
힘든 것은 심판도 같다.
‘역지사지’라 했다.
서로의 처지를 바꿔 생각하면 답이 나온다.
페디가 이 부분을 금방 떠올렸다.
어차피 투구는 이어가야 하고, 경기는 계속되어야 한다.
심판과 싸워 좋을 것 하나 없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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