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VP 수상률 85.7%’에 빛나는 G.O.A.T지만..김연경은 더 이상 혼자 빛나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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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배구선수가 있다.
어떤 리그를 일곱 시즌을 소화해 MVP를 여섯 번이나 혼자 싹쓸이했다.
한 팀을 넘어 리그 전체에 대한 지배력이 어마어마하다는 얘기다.
뛴 시간은 짧아도 그 리그의 G.O.A.T(Greatest Of All Time)라고 불러도 누구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을 법한 임팩트다.
더 대단한 것은 그 여섯 번의 MVP를 세 개, 세 개로 나눠보면 그 가운데에는 약 12년이란 시간 공백이 있다는 점이다.
해외 유수의 리그에서 전성기에 해당하는 나이를 보내고 돌아와도 그 지배력은 여전하다.
V리그 개인 통산 여섯 번째 정규리그 MVP를 수상한 흥국생명의 ‘배구여제’ 김연경(36) 얘기다.
김연경은 8일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 서울에서 열린 2023~2024 V리그 여자부 정규리그 MVP를 수상했다.
기자단 31표 중 20표(득표율 64.5%)를 받아 5표의 양효진(현대건설)을 제친 결과다.
기록만 보면 당연한 결과다.
1988년생으로 이제는 ‘노장’이란 단어를 들어도 지나치지 않은 김연경이지만, 흥국생명이 소화한 36경기 140세트를 전부 소화했다.
775점을 올려 전체 6위, 토종 선수 중엔 1위다.
여기에 공격 종합 2위 (44.98%). 효율마저 최정상급이었다.
오픈 공격 5위(40.63%), 퀵오픈 4위(47.39%), 시간차 4위(58.72%), 서브 6위(세트당 0.207개) 등 공격 지표 전반에 고르게 활약했다.
김연경의 진가는 수비에서 더욱 드러난다.
리시브 효율 5위(42.46%), 디그 7위(세트당 3.829개), 수비 8위(세트당 5.557개) 등 수비 지표에서도 리베로급으로 활약하며 왜 자신이 세계 최고의 공수겸장 아웃사이드 히터로 군림하는지를 증명했다.
V리그 데뷔 시즌이었던 2005~2006시즌을 시작으로 2006~2007시즌, 2007~2008시즌까지 정규리그 MVP 3연패를 달성했던 김연경은 12년 만에 V리그로 돌아온 2020~2021시즌에도, 한 시즌 중국에서 뛰고 돌아온 2022~2023시즌에도 정규리그 MVP는 그의 차지였다.
이번 2023~2024시즌 정규리그 MVP까지 합치며 7시즌 동안 6개의 MVP 트로피 수집이다.
MVP 수상률(?)은 무려 85.7%에 달한다.
정규리그 MVP를 유일하게 받지 못한 시즌인 2008~2009시즌(일본리그로 진출하기 직전 시즌)에도 김연경은 챔피언결정전 MVP를 수상했다.
V리그를 소화하며 MVP를 수상하지 못한 시즌은 단 한번도 없는 셈이다.
다만 신인 시절인 2005~2006시즌과 2년차인 2006~2007시즌에도 받았던 챔피언결정전 MVP까지 포함하면 김연경의 마지막 챔피언결정전 MVP는 여전히 2008~2009시즌에 머물러있다.
해외에서 뛰고 돌아온 뒤에는 챔피언결정전 우승과는 영 인연을 맺지 못하고 있다.
세 시즌 모두 준우승에 머물렀다.
남들은 평생 선수생활하며 한 번 밟을까 말까한 챔피언결정전 무대를 소화한 7시즌 모두 밟았다는 것자체가 김연경의 위엄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도로공사에 2경기를 먼저 잡고도 내리 세 경기를 내주며 사상 초유의 리버스 스윕 패배를 당했던 김연경은 은퇴 고민을 접고, 한 시즌 더 선수생활을 연장했다.
챔피언결정전 우승에 대한 열망이 컸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도 하늘은 김연경에게 챔피언결정전 우승 트로피를 허락하지 않았다.
승점 1 차이로 정규리그 1위를 놓쳐 마주하게 된 정관장과의 플레이오프를 3경기를 치르면서 힘을 소진한 게 컸다.
현대건설과의 챔피언결정전 3경기를 모두 풀 세트 접전 끝에 2-3으로 패하며 3전 전패로 패퇴했다.
천하의 김연경마저 3차전에선 공격 후 착지하다 다리가 휘청거릴 정도였다.
챔피언결정전 준우승에 대한 아쉬움이 컸기 때문이었을까. 김연경은 생방송에서의 수상 소감에서도 “지난 시즌을 마치고 FA가 되어 다른 팀을 갈 기회도 있었다.
그럼에도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님과 약속을 믿고 흥국생명에 잔류했다.
그런데 감독님이 약속을 지켜주지 않아 감사하다는 말은 못하겠다”며 농담 속에 아쉬움을 진하게 드러냈다.
이어 이날 진행을 맡은 이호근 KBSN스포츠 아나운서의 은퇴 관련 질문에 대해 김연경은 “내년 시즌에도 V리그 코트에서 뛰겠다”며 현역 연장을 공식적으로 선언했다.
시상식을 마치고 가진 기자회견에서도 김연경의 현역 연장에 대해 온 관심이 쏠렸다.
김연경은 “시즌 중간쯤부터 어느정도 내년 시즌에도 더 뛰겠다는 결정을 했다.
챔피언결정전 준우승과는 관계없이 정한 것이다.
구단 관계자들을 비롯해 감독님과 주변 지인들과 얘기하며 어떻게 하면 좋을지 고민했다.
결론은 내년에도 코트에 서는 것이었다.
팬분들의 응원도 컸다.
올 시즌에 지난 시즌에 비해 개인 성적이 더 좋았던 것도 한 몫했다”고 현역 연장 계기를 자세히 들려줬다.
이어 “주변에서 만류하며 조금 더 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많이 해주셨다.
가장 큰 것은 역시 팬분들의 응원이었다.
제 배구를 더 보고 싶어하는 팬분들이 많다는 점이었다”고 덧붙였다.
시상식 생방송 중 아본단자 감독에겐 감사 인사를 못 하겠다는 농담에 대한 해명도 이어갔다.
김연경은 “장난이긴 했다.
지난해 FA 관련 조율을 할 때 아본단자 감독과 많은 미팅을 가졌다.
감독님은 내게 ‘조금 더 편안한 배구, 우승할 수 있는 배구를 하게 해주겠다’고 했는데, 잘 지켜지지 않았다.
편하게 배구하게 해준다는 말을 믿은 게 너무 순수하지 않았나 싶다.
그만큼 올 시즌 유난히 힘들었다”고 설명했다.
김연경을 제외하면 정상급 선수가 그리 많지 않은 흥국생명으로선 김연경이 올 시즌만큼 뛰어줘야 다시 한 번 정상에 도전할 수 있는 상황이다.
김연경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선 이번 ‘에어컨리그’에서 전력 보강을 착실히 해야한다.
김연경은 “배구를 편하게 하게 해주겠다는 말 믿지 않으려 한다.
편하든, 편하지 않든 상관없다.
솔선수범해서 팀을 우승으로 이끈다는 마음으로 불평 불만 없이 뛰겠다”라고 말하며 인터뷰실에 들어와있던 흥국생명 프런트들을 쳐다보며 “구단에서 여러 보강 관련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우승에 대한 열정과 팀에 에너지를 줄 수 있는 선수가 왔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연경은 시상식 생방송에서 “V리그도 중요하지만, 모든 배구인들이 하나가 되어 한국배구가 잘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배구계 전반에 대해 일침을 날렸다.
이에 대해 묻자 “V리그는 매년 발전하고 있다.
올 시즌에는 아시아쿼터도 도입하는 등 수준있는 리그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다만 V리그에 대한 관심에 비해 국가대표팀에 대한 관심은 떨어진 상황이다.
이렇게 되면 V리그에 대한 관심도 떨어진다.
대표팀이 잘해야 V리그도 더 발전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한 말이었다”라고 답했다.
지난 비시즌엔 대표팀의 어드바이저로 활약했던 김연경은 “이번 비시즌엔 조용히 뒤에서 응원하겠다”라고 말했다.
KBO리그에선 이승엽(現 두산 감독), 이대호(SBS해설위원) 등 한 획을 그은 슈퍼스타들은 현역 마지막 시즌을 앞두고 은퇴를 선언한 뒤 그 시즌에 은퇴 투어를 하기도 했다.
이에 대한 생각을 묻자 김연경은 웃으며 “아직 4월이잖아요...”라고 말한 뒤 “은퇴를 예고할 생각은 있다.
예고한 뒤 한 시즌을 치러야 한다고 생각한다.
저뿐만 아니라 여기에 계시는 기자님들도 마음의 준비는 같이 해야하지 않을까 싶다.
바람이고 희망이다”라고 답했다.
김연경의 첫 MVP는 지금으로부터 18년 전을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갓 스무살에 받은 MVP와 이제는 선수생활의 황혼기에 접어든 상황에서 받은 MVP는 어떻게 다른 의미로 다가올까. 김연경은 “어릴 때 받은 MVP보다 더 의미가 큰 것 같다.
현역 선수로 적지 않은 나이에도 최정상에 있다는 것을 확인받은 것 같아 감사하다.
제 옆에서 도와주시는 분들 덕분에 가능했다.
내년에도 일곱 번째 MVP에 도전할 수 있게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기록적인 면에선 올 시즌이 지난 시즌보다 더 좋았지만, 이제와서 하는 얘기지만, 올 시즌 정말 힘들었다.
트레이너 선생님들이 각별히 재활을 많이 챙겨줘서 몸 관리를 잘 할 수 있었다.
내년에도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아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덧붙였다.
현역 연장, 은퇴 등의 단어가 나오는 선수임에도 여전히 MVP를 수상하고, 우승에 도전한다는 것. 분명 모순적인 상황이다.
김연경 역시 “제가 봐도 우스운 얘기인 것 같긴 하다.
내년엔 더 많은 경쟁자들이 나왔으면 한다.
특히 그 경쟁자가 국내 선수들이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그러면 저 역시 뒤처지지 않게 위해 노력하고, 서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김연경은 입버릇처럼 “정상에 있을 때, 좋을 때 은퇴하고 싶다”고 말하곤 했다.
그럴때마다 지인들은 코미디언계의 대부 이경규씨가 2022년 MBC 연예대상에서 공로상을 수상 소감 장면을 보내온단다.
이경규씨는 당시 “"많은 분들이 이야기한다.
박수칠 때 떠나라고. 제가 보기엔 정신 나간 놈입니다.
박수칠 때 왜 떠납니까? 단 한 사람이라도 박수를 안 칠 때까지, 그때까지 활동하도록 하겠다”고 말해 많은 후배 코미디언과 방송인들의 기립박수를 받았다.
이를 언급하며 김연경도 “이경규씨의 말이 맞는 것 같기도 하다.
나도 어떻게 될지 모른다.
아무도 박수 치지 않을 때까지 현역에서 계속 뛸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양재동=남정훈 기자 [email protected]
<본 콘텐츠의 저작권 및 법적 책임은 세계일보(www.segye.com)에 있으며, 토토힐는 제휴를 통해 제공하고 있습니다.>
어떤 리그를 일곱 시즌을 소화해 MVP를 여섯 번이나 혼자 싹쓸이했다.
한 팀을 넘어 리그 전체에 대한 지배력이 어마어마하다는 얘기다.
뛴 시간은 짧아도 그 리그의 G.O.A.T(Greatest Of All Time)라고 불러도 누구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을 법한 임팩트다.
더 대단한 것은 그 여섯 번의 MVP를 세 개, 세 개로 나눠보면 그 가운데에는 약 12년이란 시간 공백이 있다는 점이다.
해외 유수의 리그에서 전성기에 해당하는 나이를 보내고 돌아와도 그 지배력은 여전하다.
V리그 개인 통산 여섯 번째 정규리그 MVP를 수상한 흥국생명의 ‘배구여제’ 김연경(36) 얘기다.
기자단 31표 중 20표(득표율 64.5%)를 받아 5표의 양효진(현대건설)을 제친 결과다.
기록만 보면 당연한 결과다.
1988년생으로 이제는 ‘노장’이란 단어를 들어도 지나치지 않은 김연경이지만, 흥국생명이 소화한 36경기 140세트를 전부 소화했다.
775점을 올려 전체 6위, 토종 선수 중엔 1위다.
여기에 공격 종합 2위 (44.98%). 효율마저 최정상급이었다.
오픈 공격 5위(40.63%), 퀵오픈 4위(47.39%), 시간차 4위(58.72%), 서브 6위(세트당 0.207개) 등 공격 지표 전반에 고르게 활약했다.
김연경의 진가는 수비에서 더욱 드러난다.
리시브 효율 5위(42.46%), 디그 7위(세트당 3.829개), 수비 8위(세트당 5.557개) 등 수비 지표에서도 리베로급으로 활약하며 왜 자신이 세계 최고의 공수겸장 아웃사이드 히터로 군림하는지를 증명했다.
V리그 데뷔 시즌이었던 2005~2006시즌을 시작으로 2006~2007시즌, 2007~2008시즌까지 정규리그 MVP 3연패를 달성했던 김연경은 12년 만에 V리그로 돌아온 2020~2021시즌에도, 한 시즌 중국에서 뛰고 돌아온 2022~2023시즌에도 정규리그 MVP는 그의 차지였다.
이번 2023~2024시즌 정규리그 MVP까지 합치며 7시즌 동안 6개의 MVP 트로피 수집이다.
MVP 수상률(?)은 무려 85.7%에 달한다.
V리그를 소화하며 MVP를 수상하지 못한 시즌은 단 한번도 없는 셈이다.
다만 신인 시절인 2005~2006시즌과 2년차인 2006~2007시즌에도 받았던 챔피언결정전 MVP까지 포함하면 김연경의 마지막 챔피언결정전 MVP는 여전히 2008~2009시즌에 머물러있다.
해외에서 뛰고 돌아온 뒤에는 챔피언결정전 우승과는 영 인연을 맺지 못하고 있다.
세 시즌 모두 준우승에 머물렀다.
남들은 평생 선수생활하며 한 번 밟을까 말까한 챔피언결정전 무대를 소화한 7시즌 모두 밟았다는 것자체가 김연경의 위엄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도로공사에 2경기를 먼저 잡고도 내리 세 경기를 내주며 사상 초유의 리버스 스윕 패배를 당했던 김연경은 은퇴 고민을 접고, 한 시즌 더 선수생활을 연장했다.
챔피언결정전 우승에 대한 열망이 컸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도 하늘은 김연경에게 챔피언결정전 우승 트로피를 허락하지 않았다.
승점 1 차이로 정규리그 1위를 놓쳐 마주하게 된 정관장과의 플레이오프를 3경기를 치르면서 힘을 소진한 게 컸다.
현대건설과의 챔피언결정전 3경기를 모두 풀 세트 접전 끝에 2-3으로 패하며 3전 전패로 패퇴했다.
천하의 김연경마저 3차전에선 공격 후 착지하다 다리가 휘청거릴 정도였다.
그럼에도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님과 약속을 믿고 흥국생명에 잔류했다.
그런데 감독님이 약속을 지켜주지 않아 감사하다는 말은 못하겠다”며 농담 속에 아쉬움을 진하게 드러냈다.
이어 이날 진행을 맡은 이호근 KBSN스포츠 아나운서의 은퇴 관련 질문에 대해 김연경은 “내년 시즌에도 V리그 코트에서 뛰겠다”며 현역 연장을 공식적으로 선언했다.
시상식을 마치고 가진 기자회견에서도 김연경의 현역 연장에 대해 온 관심이 쏠렸다.
김연경은 “시즌 중간쯤부터 어느정도 내년 시즌에도 더 뛰겠다는 결정을 했다.
챔피언결정전 준우승과는 관계없이 정한 것이다.
구단 관계자들을 비롯해 감독님과 주변 지인들과 얘기하며 어떻게 하면 좋을지 고민했다.
결론은 내년에도 코트에 서는 것이었다.
팬분들의 응원도 컸다.
올 시즌에 지난 시즌에 비해 개인 성적이 더 좋았던 것도 한 몫했다”고 현역 연장 계기를 자세히 들려줬다.
이어 “주변에서 만류하며 조금 더 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많이 해주셨다.
가장 큰 것은 역시 팬분들의 응원이었다.
제 배구를 더 보고 싶어하는 팬분들이 많다는 점이었다”고 덧붙였다.
시상식 생방송 중 아본단자 감독에겐 감사 인사를 못 하겠다는 농담에 대한 해명도 이어갔다.
김연경은 “장난이긴 했다.
지난해 FA 관련 조율을 할 때 아본단자 감독과 많은 미팅을 가졌다.
감독님은 내게 ‘조금 더 편안한 배구, 우승할 수 있는 배구를 하게 해주겠다’고 했는데, 잘 지켜지지 않았다.
편하게 배구하게 해준다는 말을 믿은 게 너무 순수하지 않았나 싶다.
그만큼 올 시즌 유난히 힘들었다”고 설명했다.
김연경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선 이번 ‘에어컨리그’에서 전력 보강을 착실히 해야한다.
김연경은 “배구를 편하게 하게 해주겠다는 말 믿지 않으려 한다.
편하든, 편하지 않든 상관없다.
솔선수범해서 팀을 우승으로 이끈다는 마음으로 불평 불만 없이 뛰겠다”라고 말하며 인터뷰실에 들어와있던 흥국생명 프런트들을 쳐다보며 “구단에서 여러 보강 관련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우승에 대한 열정과 팀에 에너지를 줄 수 있는 선수가 왔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연경은 시상식 생방송에서 “V리그도 중요하지만, 모든 배구인들이 하나가 되어 한국배구가 잘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배구계 전반에 대해 일침을 날렸다.
이에 대해 묻자 “V리그는 매년 발전하고 있다.
올 시즌에는 아시아쿼터도 도입하는 등 수준있는 리그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다만 V리그에 대한 관심에 비해 국가대표팀에 대한 관심은 떨어진 상황이다.
이렇게 되면 V리그에 대한 관심도 떨어진다.
대표팀이 잘해야 V리그도 더 발전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한 말이었다”라고 답했다.
지난 비시즌엔 대표팀의 어드바이저로 활약했던 김연경은 “이번 비시즌엔 조용히 뒤에서 응원하겠다”라고 말했다.
KBO리그에선 이승엽(現 두산 감독), 이대호(SBS해설위원) 등 한 획을 그은 슈퍼스타들은 현역 마지막 시즌을 앞두고 은퇴를 선언한 뒤 그 시즌에 은퇴 투어를 하기도 했다.
이에 대한 생각을 묻자 김연경은 웃으며 “아직 4월이잖아요...”라고 말한 뒤 “은퇴를 예고할 생각은 있다.
예고한 뒤 한 시즌을 치러야 한다고 생각한다.
저뿐만 아니라 여기에 계시는 기자님들도 마음의 준비는 같이 해야하지 않을까 싶다.
바람이고 희망이다”라고 답했다.
8일 오후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프로배구 2023-2024 V-리그 시상식에서 여자부 정규리그 MVP에 선정된 흥국생명 김연경이 트로피에 입을 맞추고 있다. 연합뉴스 |
갓 스무살에 받은 MVP와 이제는 선수생활의 황혼기에 접어든 상황에서 받은 MVP는 어떻게 다른 의미로 다가올까. 김연경은 “어릴 때 받은 MVP보다 더 의미가 큰 것 같다.
현역 선수로 적지 않은 나이에도 최정상에 있다는 것을 확인받은 것 같아 감사하다.
제 옆에서 도와주시는 분들 덕분에 가능했다.
내년에도 일곱 번째 MVP에 도전할 수 있게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기록적인 면에선 올 시즌이 지난 시즌보다 더 좋았지만, 이제와서 하는 얘기지만, 올 시즌 정말 힘들었다.
트레이너 선생님들이 각별히 재활을 많이 챙겨줘서 몸 관리를 잘 할 수 있었다.
내년에도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아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덧붙였다.
현역 연장, 은퇴 등의 단어가 나오는 선수임에도 여전히 MVP를 수상하고, 우승에 도전한다는 것. 분명 모순적인 상황이다.
김연경 역시 “제가 봐도 우스운 얘기인 것 같긴 하다.
내년엔 더 많은 경쟁자들이 나왔으면 한다.
특히 그 경쟁자가 국내 선수들이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그러면 저 역시 뒤처지지 않게 위해 노력하고, 서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8일 오후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프로배구 2023-2024 V-리그 시상식에서 여자부 정규리그 MVP에 선정된 흥국생명 김연경이 트로피를 들어올리고 있다. 연합뉴스 |
그럴때마다 지인들은 코미디언계의 대부 이경규씨가 2022년 MBC 연예대상에서 공로상을 수상 소감 장면을 보내온단다.
이경규씨는 당시 “"많은 분들이 이야기한다.
박수칠 때 떠나라고. 제가 보기엔 정신 나간 놈입니다.
박수칠 때 왜 떠납니까? 단 한 사람이라도 박수를 안 칠 때까지, 그때까지 활동하도록 하겠다”고 말해 많은 후배 코미디언과 방송인들의 기립박수를 받았다.
이를 언급하며 김연경도 “이경규씨의 말이 맞는 것 같기도 하다.
나도 어떻게 될지 모른다.
아무도 박수 치지 않을 때까지 현역에서 계속 뛸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에필로그
이미 배구계에는 김연경이 현역 연장이 공공연한 비밀이었지만, 이날 시상식을 통해 공식화됐다.
이로써 흥국생명과 한국배구연맹(KOVO)는 한시름을 덜게 됐다.
흥국생명은 김연경 보유만으로도 내년 시즌에 다시 한 번 우승에 도전할 수 있게 됐다.
올 시즌 최고 시청률 TOP5는 모두 흥국생명의 경기였다.
최다 관중 수 경기 역시 지난해 12월 31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흥국생명과 수원 현대건설의 정규리그 경기로 6170명이었다.
남녀 14개 구단 통틀어 가장 뜨거운 팬덤을 자랑하는 흥국생명의 인기 원동력의 8할, 아니 9할 이상은 김연경의 존재 덕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나 더.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 비해 확연히 짧아진 머리 스타일로 나타난 김연경. 레드벨벳 멤버 웬디의 이름에서 딴 ‘웬디컷’이라고. 층을 많이 낸 중단발 스타일이라고 한다.
이미 배구계에는 김연경이 현역 연장이 공공연한 비밀이었지만, 이날 시상식을 통해 공식화됐다.
이로써 흥국생명과 한국배구연맹(KOVO)는 한시름을 덜게 됐다.
흥국생명은 김연경 보유만으로도 내년 시즌에 다시 한 번 우승에 도전할 수 있게 됐다.
올 시즌 최고 시청률 TOP5는 모두 흥국생명의 경기였다.
최다 관중 수 경기 역시 지난해 12월 31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흥국생명과 수원 현대건설의 정규리그 경기로 6170명이었다.
남녀 14개 구단 통틀어 가장 뜨거운 팬덤을 자랑하는 흥국생명의 인기 원동력의 8할, 아니 9할 이상은 김연경의 존재 덕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나 더.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 비해 확연히 짧아진 머리 스타일로 나타난 김연경. 레드벨벳 멤버 웬디의 이름에서 딴 ‘웬디컷’이라고. 층을 많이 낸 중단발 스타일이라고 한다.
양재동=남정훈 기자 [email protected]
<본 콘텐츠의 저작권 및 법적 책임은 세계일보(www.segye.com)에 있으며, 토토힐는 제휴를 통해 제공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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