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철! 이강철!”…항의 방문한 KT 사령탑에 쏟아진 홈팬의 연호 [PO1 현장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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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수원=황혜정기자] “이강철! 이강철!”

판정에 이의를 제기하며 강하게 항의하는 사령탑을 향해 1루에 있던 1만여명의 홈팬이 그 이름 석 자를 연호하며 열화와 같은 성원을 보냈다.

30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KBO 플레이오프 5회말 1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NC 선발 에릭 페디가 KT 문상철을 상대할 때다.

풀카운트 상황에서 페디의 7구째 커브가 상단에 꽂혔다.
중계화면 상엔 모서리에 정확히 꽂혀 스트라이크로 볼 여지가 있는 상황. 그러나 이민호 주심은 볼을 선언했다.
문상철이 볼넷을 얻어 누상으로 나갔다.

스트라이크로 확신했던 페디가 순간 이성을 잃고 격분했다.
심판을 향해 소리를 질렀다.
이민호 주심도 페디에게 다가갔다.
잘못하면 페디가 주심과 충돌해 퇴장당할 수 있는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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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그아웃에 있던 NC 강인권 감독이 황급히 뛰쳐나와 이 주심을 말렸다.
선수들도 페디를 붙잡으며 두 사람의 충돌을 방지했다.
곧이어 NC 김수경 투수코치가 통역과 함께 마운드에 방문해 페디의 흥분을 가라앉혔다.

그러자 이번엔 KT 이강철 감독이 그라운드로 나와 주심에 강하게 항의했다.
코칭스태프가 두 번이나 나왔는데 왜 투수를 교체하지 않냐는 것이었다.
KBO 공식규정집에 따르면 ‘한 투수에게 감독 또는 코치가 마운드에 두 번 올라갈 경우 반드시 투수교체가 이뤄지는 상황’이라고 명시돼 있다.

이 감독이 나와 강하게 항의하자, 1루에 있던 홈팬들이 다 함께 일어나 “이강철! 이강철!” 이름을 큰 소리로 연호하며 이 감독에 힘을 실어줬다.
KT 야광 응원봉이 한마음 한뜻으로 흔들리며 장관을 이뤘다.
그만큼 KT팬 모두가 페디의 교체를 강하게 확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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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근처에 있던 한 KT 남성팬은 혹여나 미국인인 페디가 들을 가능성을 염두해 “페디! 체인지(change)!”라며 큰 소리로 교체를 주장하기도 했다.
그만큼 모두가 대흥분 상태에 빠진 순간이었다.

결국 이강철 감독의 항의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이민호 주심의 판단에 따르면, 강인권 감독이 마운드에 방문한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온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에 투수 교체 없이 경기를 속행시켰다”라고 밝혔다.

투수 교체 없이 속행된 이닝에서 페디는 무실점 호투하며 6회까지 단 1실점만 기록하며 이날 경기를 마무리했다.
페디는 삼진 12개를 솎아내며 플레이오프 최다 탈삼진 기록을 경신했다.
종전 플레이오프 탈삼진 최고 기록은 1989년 해태 선동렬, 2020년 두산 크리스 플렉센이 기록한 삼진 11개다.

경기 결과 역시 NC가 페디의 맹활약에 힘입어 9-5로 승리, 플레이오프 1차전을 가져갔다.
그러나 이날 KT팬이 보여준 열띤 응원과 응집력은 플레이오프 2차전을 기대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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