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들 블로커 조재영 토스→미들 블로커 김민재 속공으로 통합우승 4연패 확정… 이 장면 하나로 대한항공의 강함이 설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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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팀이 4세트까지 나란히 두 세트를 나눠가진 가운데 맞이한 5세트 역시 초접전으로 치러졌다.
정한용의 시간차로 대한항공은 14-13으로 앞서나가며 챔피언십 포인트에 도달했다.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은 듀스 없이 승부를 매조지하기 위해 교체를 단행했다.
4세트부터 벤치를 지킨 막심 지갈로프(러시아)를 원포인트 서버로, 전위에 위치한 단신(1m84)인 세터 유광우를 빼고 미들 블로커 조재영을 원포인트 블로커로 투입했다.
막심의 강서브에 정성현의 리시브가 흔들렸고, 이를 레오가 아포짓 신호진에게 이단 토스를 올렸다.
신호진의 오픈 공격은 조재영의 유효 블로킹에 의해 임동혁에게 걷어올려졌다.
전문 세터가 없었던 대한항공은 정지석이 임동혁에게 백어택을 올려줬고, 임동혁의 강타는 곽명우가 받아냈지만, 워낙 공격이 강해 대한항공 코트로 그대로 넘어왔다.
막심의 디그에 이어 이번엔 조재영이 세터 역할을 맡았다.
미들 블로커로 전향하기 전인 신인 시절 세터로 프로무대에 데뷔한 조재영은 과거 이력을 살려 의외의 선택을 했다.
조재영이 올린 왼쪽으로 향한 토스를 미들 블로커 김민재가 뛰어 올라 속공으로 연결했다.
전문 세터로 뛴지 10년이 다 되어가는 미들 블로커 조재영의 의외의 선택에 OK금융그룹 선수들은 아무도 손을 쓸 수 없었다.
김민재의 속고이 OK금융그룹 코트에 꽂히면서 챔피언결정전은 대한항공의 3전 전승으로 끝이 났다.
그야말로 대한항공다운 환상적인 마무리였다.
이 포인트 장면 하나만으로 대한항공이 왜 2020~2021시즌부터 정규리그 1위와 챔피언결정전을 모두 집어삼킬 수 있는지를 엿볼 수 있었다.
그만큼 창의적인 플레이를 요구한다.
장광균 코치에게 이 장면의 비결을 묻자 “연습 때 매번 하던 것”이라고 말했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우리 선수들은 호기심 배구를 오픈 마인드로 받아준다.
열린 생각으로 훈련 때도 이것 저것 창의적인 시도를 많이 해본다.
훈련 때 나온 것들이 경기에 나오고 있는 게 좋은 부분”이라고 답했다.
여자부에서나 볼 법한 외발 이동 공격을 선보이기도 했다.
당시 틸리카이넨 감독은 “훈련 때 했던 것이다.
V리그에서 선을 보이진 않았지만, 훈련 과정에서 이런 저런 플레이를 테스트 해보는데, 보여주는 것도 있고 훈련에만 그치는 플래이도 있다.
이번 대회에서 이런 저런 플레이들을 많이 시도해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어떻게 하면 안테나와 안테나 사이에서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있다.
외발 이동 공격이 그 고민에서 나온, 큰 힘을 들이지 않고 쉽게 득점을 내는 루트인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마지막 순간에 원포인트 블로커로 조재영을 투입한 것도 그의 세터 이력을 고려한 교체였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조)재영의 백그라운드를 고려한 교체였다.
실제로 훈련 때 토스도 연습한다.
우리 팀은 재영뿐만 아니라 코트 위에 있는 6명 모두가 세터다.
다만 재영은 전문 세터로 뛰었기 때문에 조금 더 스페셜한 케이스일뿐”이라고 답했다.
통합우승 4연패로 전인미답의 영역을 정복한 대한항공은 이제 스스로 창조해낸 역사를 뛰어넘어야 하는 과제를 받았다.
아울러 내년 시즌에도 나머지 6개 구단들에게 대한항공은 ‘공공의 적’이다.
대한항공을 뛰어넘어야만 V리그 정상의 자리에 올라설 수 있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내년 시즌에도 우리는 경기에 질 생각이 없다.
휴가 끝나고 바로 다음 시즌을 준비하겠다.
선수단 변화가 있을텐데 조미료를 더 첨가해서 우리 배구를 보는 팬들이 기쁨과 행복을 얻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안산=남정훈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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