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한다 했었는데”…슈퍼팀 KCC의 비장한 각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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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프로농구 부산 KCC 전창진 감독이 2일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김두홍 기자 [email protected]
“5위로 만족할 순 없잖아요.”

프로농구 KCC는 시즌 전부터 엄청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유력한 우승후보로, 슈퍼 팀이라 불렸다.
그만큼 선수단 면면이 화려하다.
라건아, 이승현, 허웅에 오프시즌 영입한 최준용, 여기에 군 전역 후 복귀한 송교창까지. 가히 국가대표급 라인업이라 할 만했다.
과도한 기대가 독으로 작용한 것일까.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했다.
정규리그 54경기서 30승24패를 기록, 5위에 안착했다.
플레이오프(PO·5전3선승제) 열차에 승선하긴 했으나 마음이 편할 리 없다.

비난의 화살. 사령탑도 마음이 무거웠다.
유독 비장한 각오로 PO 미디어데이에 임했다.
전창진 KCC 감독은 “시즌 전 이 자리(개막 미디어데이)에서 우승한다고 했던 기억이 난다”고 운을 뗀 뒤 “초라하게 5위를 했다.
내 자신에게 창피하다.
팬들에게 미안하고 구단에게도 할 말이 없다”고 털어놨다.
이어 “농구하면서 가장 욕을 먹었던 듯하다.
부상 이슈도 있었고 팀워크 문제도 있었다.
불만보단 책임감으로, 이기적이기보다는 이타적으로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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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프로농구 부산 KCC 허웅이 2일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김두홍 기자 [email protected]

날카로운 창에 비해 방패가 얕았다.
이번 시즌 KCC는 경기 당 88.6득점을 올렸다.
정규리그 1위에 오른 DB(89.9득점)에 이어 리그 2위였다.
확실한 주포가 없는 것을 감안하면 놀라운 일이다.
득점 부문서 톱10에 아무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문제는 수비다.
경기 당 87.5실점했다.
삼성(88.0실점)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개개인의 능력치에 비해 조화가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 까닭이다.
전 감독은 “선수들이 마음을 모으지 않으면 어렵다”고 꼬집었다.

호기롭게 시작했던 시즌. 얄궂게도 이제는 ‘기적’을 바라야 하는 위치다.
역대 PO서 5위로 출발해 챔피언 자리까지 오른 사례는 단 한 번도 없다.
전 감독은 한 팬과의 일화로 마음을 대변했다.
“시상식서 만난 팬이 꽃 한 송이를 주더라. 그러면서 꽃의 이름을 아냐고 물었다.
기적이라는 꽃이라고 하더라”면서 “팬들도 아는 것이다.
KCC는 기적이 일어나야 무슨 일이 날 수 있구나. 감독으로서 책임을 통감한다.
PO에선 더 좋은 결과를 이끌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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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가 열렸다.
사진=김두홍 기자 [email protected]

이혜진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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