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세 번째 준우승, 씁쓸하게 퇴장한 김연경…혼자 감당하기엔 흥국생명의 약점이 너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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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인천=정다워 기자] 김연경(흥국생명)은 또 마지막에 웃지 못했다.

김연경이 뛰는 흥국생명은 1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현대건설과의 도드람 2023~2024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세트스코어 2-3으로 패했다.

앞선 1~2차전에 이어 3연패를 당한 흥국생명은 1승도 챙기지 못한 채 준우승에 머물렀다.

김연경은 또 우승에 실패했다.
김연경은 지난 2020~2021시즌 V리그로 돌아왔다.
당시 쌍둥이 문제로 인해 팀이 홍역을 치른 가운데 흥국생명은 챔프전에서 GS칼텍스에 완패하며 준우승에 머물렀다.
지난시즌도 다르지 않았다.
흥국생명은 챔프전 1~2차전을 이기고도 내리 세 경기에서 패하며 우승을 한국도로공사에 내줬다.
올해까지 포함하면 김연경은 복귀 후 세 번이나 우승의 문턱에서 좌절했다.

김연경은 할 만큼 했다.
정규리그에서 775득점으로 국내 선수 득점 1위를 차지하며 흥국생명의 2위를 견인했다.
플레이오프, 챔프전 총 6경기를 치르면서 매 경기 20득점 이상 해냈다.
1988년생으로 만 36세인 그의 나이를 고려하면 대단한 기록이다.

김연경의 돕는 조력자들의 활약도 준수했다.
대체 외국인 선수 윌로우는 중간에 들어와 팀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세트마다 기복이 있었지만 챔프전 세 경기에서 총 76득점을 책임졌다.
아시아쿼터 아웃사이드 히터 레이나도 매 경기 20득점 이상 분담했다.
김연경을 비롯한 윙스파이커들은 충분히 제 몫을 했다.

김연경 홀로 극복하기엔 흥국생명의 약점이 너무 많았다.
차이는 중앙, 그리고 세터 쪽에서 발생했다.
상대인 현대건설은 양효진, 이다현을 중심으로 탄탄한 미들블로커 라인을 형성한다.
마지막 3차전에서 양효진은 18득점, 이다현은 13득점을 기록했다.
반면 흥국생명은 김수지가 5득점을 기록한 게 전부였다.

세터 포지션의 수준 차이도 크게 드러났다.
현대건설은 국가대표 세터 김다인의 안정적인 운영 속 시리즈 내내 다채로운 공격을 구사했다.
모마 한 명에 의존하는 게 아니라 좌우, 중앙에서 다양한 패턴으로 흥국생명을 공략했다.

반면 흥국생명은 시즌 내내 발목을 잡았던 세터 리스크를 극복하지 못했다.
주전 세터 이원정은 벤치와 코트를 오가기 바빴고, 교체로 출전한 김다솔도 안정감이 부족했다.
김연경이라는 훌륭한 공격수의 능력을 극대화하지 못하는 일이 빈번했다.

3차전 패배 후 김연경은 씁쓸하게 퇴장했다.
해피 엔딩을 꿈꿨을 배구 여제는 다시 한번 새드 엔딩으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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