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에서 선발 길 걷고 서울시리즈에서 새 구종 추가, 원태인은 이렇게 완성형이 된다 [SS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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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잠실=윤세호 기자] 언제 다시 올지 모르는 기회임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적극적으로 다가갔다.
하나라도 더 배우기 위해 끊임없이 질문한다.
그리고 질문으로 얻은 답을 늘 머릿속에 넣어 둔다.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고영표, 2024 서울시리즈에서 타일러 글래스나우를 통해 굵직한 깨달음을 얻은 삼성 에이스 원태인(24)이다.
늘 배고프다.
항상 부족한 부분을 찾고 발전을 바란다.
지난해 테마는 퀄리티스타트(QS: 선발 6이닝 이상·3자책점 이하)였다.
매 시즌 규정이닝 이상을 소화하고 두 자릿수 승을 바라볼 수 있는 수준급 선발 투수가 됐지만 만족하지 않았다.
QS가 그랬다.
2022년 QS 11회에 그친 게 눈에 밟혔다.
팀이 승리하는 데 있어 선발 투수의 QS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기에 여기저기 도움을 청했다.
때마침 QS 최고 권위자가 가까이 있었다.
2023 WBC에서 원태인과 함께 태극마크를 단 고영표는 2021년부터 2023년까지 3년 연속 QS 21회를 달성했다.
이 기간 QS 부문 리그 1위다.
원태인은 “영표 형에게 QS에 대한 조언을 많이 구했다.
영표 형의 경우 볼넷이 거의 없는 투수인데 영표 형을 보면서 첫 번째로 피해야 하는 게 볼넷임을 다시 알게 됐다”며 적극적인 승부를 통한 적은 볼넷을 가슴 깊이 새겼다.
그 결과 2023년 QS가 커리어하이인 17개로 부쩍 늘었다.
다소 무모할 정도로 정면승부했는데 평균자책점도 3.92에서 3.24로 내려갔다.
타선 지원을 받지 못해 3년 연속 두 자릿수 승에는 도달하지 못했으나 선발로서 이전보다 가치 있는 시즌을 보냈다.
원하는 대로 QS가 늘었지만 마침표는 없다.
다음 목표는 두 번째 결정구다.
최고 수준의 체인지업이 있는데 그만큼 많이 알려지기도 했다.
‘원태인 하면 체인지업’이 됐다.
원태인과 상대하는 타자들은 2스트라이크 후 체인지업이 올 것을 안다.
이번에도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었다.
지난 20일과 21일 메이저리그(ML) LA 다저스와 샌디에이고가 역사상 처음으로 한국 개막 2연전을 치렀다.
원태인은 ML 개막 2연전에 앞서 대표팀 선수로서 샌디에이고와 평가전에 임했다.
평가전 이전에 빅리거들과 유소년 야구 클리닉에 참가했는데 그 자리에서 다저스 선발 글래스나우와 마주했다.
원태인은 “사실 그때 글래스나우가 올 줄은 몰랐다.
처음에는 얼굴이 조금 헷갈렸는데 피지컬과 등번호를 보고 글래스나우임을 알게 됐다.
‘마침 잘 됐다.
진짜 많이 물어봐야겠다’ 싶었다”고 웃으면서 “친절하게 모든 것을 알려주더라. 안 그래도 글래스나우의 엄청난 커브가 갖고 싶었다.
글래스나우가 자세히 알려줬다.
그때 해준 얘기가 정말 고마워서 지금도 머릿속에 생생히 담겨 있다”고 말했다.
하루아침에 새로운 구종을 습득할 수는 없다.
그래도 글래스나우와 짧은 시간 원 없이 대화한 덕분에 새로운 구종에 대한 희망이 생겼다.
원태인은 “늘 2스트라이크 이후 무엇을 던져야 하나 고민이 있었다.
체인지업이 워낙 많이 알려져서 수직으로 강하게 떨어지는 무언가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글래스나우의 커브는 일반적인 커브가 아니다.
구속도 140㎞ 이상 나온다.
내가 당장 그런 커브를 던질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꾸준히 훈련하고 있다.
지금까지 과정도 괜찮은 것 같다.
신무기 기대하셔도 좋다”고 새로운 볼배합을 예고했다.
제자리걸음을 거부한다.
매년 발전해 더 큰 무대에서 던지는 자신을 그리고 있다.
원태인은 “서울시리즈가 내게는 정말 큰 시간이 됐다.
내 야구 인생에서 많은 것을 바꿔놓는 대회가 될 것 같다”고 고척돔에서 보낸 시간을 소중히 돌아봤다.
덧붙여 샌디에이고와 경기에서 마차도를 체인지업으로 헛스윙 삼진 처리한 것을 두고 “내가 언제 마차도 같은 선수를 삼진으로 잡아보겠나. 자신감이 생겼다.
ML 투수를 보면서 100마일이 다가 아님도 알게 됐다.
90마일 초중반을 던져도 경쟁력이 있는 투수가 많았다”며 “예전에는 일본만 생각했는데 이제는 ML까지 시야가 넓어졌다.
단장님 말씀대로 일단 삼성에서 우승하고 그다음에 큰 곳을 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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