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 기운’ 몰고 온 게임 체인저… KIA에는 변함없이 최형우가 있다

사진=KIA타이거즈 제공

시원한 한방, 파급효과는 컸다.

프로야구 KIA는 26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롯데와의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팀간 1차전 맞대결에서 2-1로 짜릿한 1점 차 신승을 챙겼다.
지난 23일 승리에 이어 개막 2연승으로 흥을 올린 호랑이 군단이다.

두 팀을 대표하는 좌완 양현종(KIA)과 찰리 반즈(롯데)의 맞대결로 뚜껑을 연 경기는 매우 치열했다.
두 투수 모두 위기는 있었지만, 끝내 실점을 피했다.
팽팽한 줄다리기 속에서 5회말까지 ‘0’의 행진이 이어졌다.

첫 수는 롯데가 놨다.
6회초 제구가 흔들린 양현종에 볼넷 2개를 얻어 강판시켰고, 불펜 임기영까지 흔들어 볼넷만으로 1사 만루를 채웠다.
이후 박승욱의 땅볼로 선취점을 품었다.
투수전 양상에서 파장이 클 수 있는 1점이었다.

이를 가만히 지켜보지 않던 이가 있었다.
이날 경기 흐름을 뒤바꾼 한방의 주인공, 최형우였다.
반즈가 벌써 3시즌째 KBO리그를 누비지만, 최형우가 반즈를 만난 건 이날이 처음이었다.
앞선 두 번의 타석은 삼진과 땅볼로 물러나면서 적응기를 보내던 그는, 6회말 3번째 타석에서 꿈틀댔다.
1B1S 카운트에서 반즈의 슬라이더가 복판에 들어오는 걸 놓치지 않고 시원하게 잡아당겼다.
이 타구는 120m를 날아 우측 담장을 뛰어넘었다.

일순 광주 홈 응원석이 들썩였다.
리드를 놓친 지 1이닝도 채 되지 않아 다시 균형이 맞춰졌기 때문. 그렇게 KIA는 흥을 탔다.
투타 밸런스 퍼즐이 다시 맞아들었다.
임기영을 이은 최지민, 전상현이 각 1이닝을 삭제했다.
그러자 8회말 선두타자 박찬호의 안타에 이은 소크라테스 브리토의 결승타가 이어졌다.
경기 마침표가 찍힌 9회초는 마무리 투수 정해영의 깔끔한 세이브까지 더해졌다.
최형우의 한방에서 시작된 완벽한 박자였다.

사진=KIA타이거즈 제공

올 시즌 어깨가 무겁게 출발하는 최형우다.
팀 주장이자 중심 타선을 함께 이뤄줄 나성범의 부재 때문이다.
나성범은 시즌 출발을 알리기 직전이었던 지난 18일 우측 햄스트링 부분 손상으로 이탈했다.
아직 구체적인 복귀 시기를 점치기도 힘든 상황. 그렇게 4번 타자 중책은 올해 만 40세 시즌을 맞은 1984년생 최형우에게 주어졌다.

보란듯이 폭발하는 중이다.
지난 개막전에서도 3타수 2안타 2볼넷 2타점으로 팀 승리에 일조했다.
2안타 모두 2루타로 귀결시키며 ‘KBO리그 최다 2루타’ 타이틀의 주인공 위엄을 보여줬다.
그 흐름을 이어 이날 짜릿한 마수걸이포까지 작렬시킨 것. 타이거즈는 여전히, 최형우가 버틴다.

광주=허행운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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