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 퍼스트’ 외치는 핸드볼 프로화, 반쪽짜리 안 되려면 지도자·구단 인식 바껴야한다 [원성윤의 피봇플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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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원성윤 기자] 핸드볼이 ‘팬 퍼스트’를 외치며 3년 내 프로화를 선언했다.
야구·축구·농구·배구에 이은 5대 스포츠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다.
한국핸드볼연맹 오자왕 사무총장은 25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프로가 된 종목과 아닌 종목의 상업화 규모 차이가 크다”며 “프로가 돼야 유소년이 증가하고 경기력 향상으로 이어진다.
지속 가능한 핸드볼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프로화가 필수”라고 말했다.
프로화를 위한 선행 과정으로 공사·공단이나 기업과 연계해 구단을 운영하는 것으로 전환하는 게 필요하다.
상업화를 통한 규모 확대 방편으로 스포츠토토 사업도 추진한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제시한 인적·물적·대회운영·재정 기준도 충족한 상태다.
예를 들어 대회 타이틀 스폰서를 비롯해 중계사 확보, 중계권료 창출 조건 등도 만족했다.
중계권료 순수익이 발생하면 구단에 돌아가는 제도도 마련했다.
어디까지나 양적 조건이다.
질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특히 지도자 선수 구단 모두 미디어에 대한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연맹이 인터뷰 규정을 마련해도 무시하기 일쑤다.
일부 지자체는 관련 조례를 이유로 공문까지 보내야 겨우 승낙을 받는다.
심지어 담당자가 잊어버린 경우도 있다.
나쁜 이슈가 발생하면 회피하기에 급급하다.
담당 공무원에게 전화하면 “할 말 없다”며 끊으려고 한다.
프로화에 성공하려면 프로팀을 봐야 한다.
프로야구는 경기 2시간30분전 홈팀 감독, 1시간30분전 원정팀 감독 인터뷰가 주6회 이뤄진다.
전날 경기에 대한 평가부터 선수 분석까지 가감없이 털어놓는다.
더그아웃에서 선수 인터뷰도 수시로 이뤄진다.
속 깊은 얘길 털어놓을 때는 ‘오프 더 레코드’를 전제로 비판적 목소리도 낸다.
메이저리그(ML)는 더 잔혹하다.
4234억원 몸값을 자랑하는 투수 LA다저스 야마모토 요시노부는 이번 서울리시즈 개막전에서 1회 6실점하며 강판당했다.
오후7시5분에 시작한 경기는 난타전 끝에 4시간을 훌쩍 넘겼다.
자정이 가까운 시간이 됐다.
모두 예상을 깨고 야마모토가 고척스카이돔 지하1층 인터뷰실에 나타났다.
데뷔전 굴욕적인 패배였기에 나오지 않을 거란 예측이 틀렸다.
일본프로야구(NPB)였다면 한 달 동안 당할 실점을 1이닝에 다했다는 얘기까지 나왔다.
나오지 않아도 이해가 될 상황이었다.
그래도 나왔다.
그는 “굉장히 분하다.
좋은 피칭으로 팀 공헌하겠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자리를 떠났다.
미디어에 대한 호의를 바라는 게 아니다.
팬과 소통 문제다.
기사로 리그 소식을 접하고 경기장으로 나오는 건 팬이다.
최소한의 예의다.
프로를 꿈꾼다면 지도자와 선수 목소리가 끊임없이 밖으로 나와야 한다.
규모가 커진 뒤 혜택은 고스란히 선수와 지도자 연봉 인상으로 돌아간다.
핸드볼H리그는 실업과 프로 경계선에 있다.
프로야구가 개막전 이틀 경기에서 18만 관중을 모았다.
이에 비하면 아직 걸음마 단계다.
H리그 이번시즌 총 관중수는 1만8500명(17일 현재)이다.
1일 최다 관중 수는 2014명. 올시즌 처음으로 유료화를 한 것을 고려해도 갈 길이 멀다.
프로화의 가장 중요한 요건은 팬이다.
3년 내 프로화를 추진하려면 지금부터 바뀌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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