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인터뷰] '20번째 호명' 수련선수 막차 탄 이현진…'쌍둥이 형'과 밟을 코트를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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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로부터 수련선수 지명을 받은 한양대 아포짓 스파이커 이현진. 사진=KOVO 제공

“경기에서 만나면, 그날은 꼭 이기겠습니다.


2023~2024 KOVO 남자 신인선수 드래프트가 마무리 됐다.
42명의 아마추어 선수들이 참가 신청을 한 가운데, 절반에 미치지 않는 20명(수련선수 2명 포함)이 남자부 7개 구단의 선택을 받았다.
47.6%라는 역대 최저 취업률을 찍었을 정도로 프로로 향하는 문은 좁디 좁았다.

그 마지막 틈새를 비집고 들어간 참가자가 있다.
최종 수련선수 지명 차례에 삼성화재 김상우 감독으로부터 호명된 한양대 4학년 아포짓 스파이커 이현진이 그 주인공이다.

2022~2023 드래프트 전체 2순위로 현대캐피탈 유니폼을 입은 세터 이현승의 쌍둥이 동생이다.
두 형제는 이리부송초를 시작으로 남성중-남성고-한양대까지 함께 발걸음을 맞추며 배구 실력을 키워왔다.
이현승이 지난해 숱한 프로 구단들의 러브콜을 받으며 ‘얼리 드래프티’로 1년 먼저 드래프트에 참가해 현대캐피탈로 향했다.
이현진은 쌍둥이 형의 지명을 지켜봤고, 1년의 시간을 더 보낸 후 이날 참가자 신분으로 행사장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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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진의 쌍둥이 형인 현대캐피탈 세터 이현승. 사진=KOVO 제공

그는 “마지막 순간까지 많은 친구, 동기 그리고 선·후배들과 가슴 졸였다.
마지막에 불린 사람이 저라는 것에 대한 미안함과 아쉬움도 있다.
하지만 감사함이 가장 크다”며 밝은 미소로 입단 소감을 전했다.

이현승도 그와 함께 가슴 졸였다.
이현진은 “못 받는 거 알 텐데 행사 내내 전화가 왔다.
지금도 울리는 것 같다”며 웃더니 “메시지도 정말 많이 왔다.
현승이가 ‘괜찮다.
늦게 가는 대로 다 보상 받을 거다’는 좋은 말 해줬다.
감사하게 생각한다”는 진심을 전했다.

공교롭게 남자부 전통의 라이벌, 현대캐피탈과 삼성화재로 갈라졌다.
그는 “배구하면 현대캐피탈과 삼성화재였다.
제가 수련 선수로 뽑혔기에 언제 코트를 밟을지는 모르겠지만, 함께 밟는 날이 오면 그날 경기는 꼭 이기겠다고 말해주고 싶다”는 유쾌한 선전포고를 날렸다.

이어 “부모님이 장남보다 막둥이 예뻐하신다.
말씀 안 하셔도 절 응원하실 거다.
대학 때도 제 경기 많이 보러 오셨다.
현승이가 그거 때문에 짜증낸 적도 있다”는 웃음 섞인 비하인드도 전했다.

“왼손잡이 아포짓 스파이커라는 점이 장점이다.
높이가 있는 건 아니지만 센스 그리고 중요한 순간에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어필하는 그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
그는 “선수 등록까지 많은 시간이 있어야겠지만, 그 시간 동안 많은 걸 배우겠다.
배움에는 끝이 없다.
프로에서 체계적인 훈련을 받으며 부족했던 점을 생각하고 다듬을 수 있는 기회로 삼겠다”며 “마지막 선수인 만큼 앞으로 올라갈 일이 많아져서, 제가 ‘시작하는 선수’가 되도록 만들겠다”고 말했다.

허행운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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