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차례 충돌 말이 되나” 파벌설까지 재점화 韓쇼트트랙, 구태 반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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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김용일 기자] 참으로 바람 잘 날 없다.
한국 쇼트트랙이 또다시 내분.파벌설로 뒤덮이고 있다.
구태의 반복이다.
지난 18일(한국시간)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 끝난 2024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나온 남자 대표팀 황대헌(25·강원도청)과 박지원(28·서울시청)의 연이은 충돌에서 비롯됐다.
여자 1500m 금메달과 1000m 은메달을 목에 건 차세대 ‘기둥’ 김길리(성남시청)의 활약상이 묻히고 둘 간의 충돌만 부각할 뿐이다.
황대헌과 박지원은 대회 마지막 날 열린 남자 1000m 결승에서 경쟁했다.
레이스 막판 세 바퀴를 남겨두고 박지원이 안쪽을 파고들며 선두를 달린 황대헌을 추월했다.
이때 황대헌이 왼손을 박지원 허벅지에 갖다 댔다.
박지원은 미끄러졌고 한동안 일어서지 못했다.
레이스를 포기했다.
황대헌은 4위로 들어왔지만 페널티를 받아 실격했다.
전날 1500m도 비슷했다.
박지원이 선두를 달렸는데 황대헌이 안쪽을 공략한 뒤 결승선을 가장 먼저 통과했다.
그러나 추월 과정에서 박지원을 밀친 게 확인돼 실격당했다.
둘의 충돌은 지난해 10월 월드컵 1차 대회 1000m 2차 레이스 결승에서도 발생했다.
황대헌은 앞서 달린 박지원을 뒤에서 밀쳤다.
심판진은 그에게 옐로카드를 줬다.
이번시즌에만 둘의 충돌 사태가 세 번 발생한 것이다.
박지원은 지난해 세계선수권 개인전 2관왕을 차지한 남자 대표팀 간판이다.
그런데 이번 세계선수권 ‘노메달’로 미래에 어둠이 드리웠다.
세계선수권 최상위 입상자는 국가대표로 자동 선발된다.
메달을 얻지 못한 그는 내달 국내 선발전에 출전해야 한다.
그가 태극마크를 달지 못하면서 병역 특례 혜택이 걸린 2025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에 나설 수 없다.
황대헌은 2018 평창동계올림픽 남자 500m에서 은메달을 따내며 이미 병역 혜택을 받았다.
19일 세계선수권을 마치고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한 남녀 대표팀 분위기는 침울했다.
황대헌과 충돌 이후 목 보호대와 왼팔에 붕대를 감은 채 나타난 박지원은 “지금 드릴 말씀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황대헌이 사과했느냐는 취재진 말에도 같은 얘기를 했다.
연이은 충돌 상황을 일으킨 황대헌은 “서로 경쟁하던 상황이었다.
경기하다 보면 많은 상황이 나온다.
변수가 많다”고 했다.
고의적인 행동을 의심하는 시선엔 “절대 고의로 그런 거 아니니까 오해하지 않으셨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그의 해명에도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
과거 쇼트트랙 파벌 중심에 선 ‘한체대파’와 ‘비 한체대파’를 거론하는 이들도 다시 등장했다.
박지원은 단국대 출신이고, 황대헌은 한체대 출신이기 때문이다.
황대헌의 답변처럼 오해일 수 있지만 이례적인 세 차례 충돌 사건은 의구심만 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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