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완벽한 ‘우승’이라니…짜릿한 DB표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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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BL 제공
DB는 강했다.

기다렸던 그날이 왔다.
프로농구 DB가 정상에 올랐다.
3499명의 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축포를 터트렸다.
14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KT와의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홈경기서 연장 접전 끝에 107-103(18-24 22-22 27-20 29-30 11-5) 승리를 거뒀다.
마지막 매직넘버를 지우는 순간이었다.
시즌 38승(10승)째를 신고, 남은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정규리그 1위를 확정지었다.
경기 종료를 알리는 휘슬이 울리자 DB 선수단은 얼싸안고 기쁨을 맘껏 누렸다.

명가의 부활이다.
구단 역대 7번째 정규리그 1위다.
전신 삼보 시절을 포함해 2003~2004시즌, 2004~2005시즌, 2007~2008시즌, 2011~2012시즌, 2017~2018시즌, 2019~2020시즌 달콤한 열매를 맺었다.
4년 만에 우승. 팬들과 기쁨을 나눈 기억은 더 오래됐다.
2019~2020시즌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시즌이 조기 종료됐다.
김주성 DB 감독은 “운이 많이 따라줬다”면서 “무엇보다 선수들이 너무 잘해줬다.
오히려 날 이끌어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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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BL 제공

◆반전, 그 짜릿함

그 누구도 예상치 못했기에 더 짜릿했다.
개막 전 DB를 주목한 이는 많지 않았다.
시선은 온통 KCC와 SK를 향해 있었다.
두 팀이 양강 체제를 구축할 거란 예측이 대부분이었다.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DB의 경우 재정비가 시급했다.
최근 몇 년간 순위표 아래를 맴돌았다.
2020~2021시즌부터 9위, 8위, 7위에 머물렀다.
할 일이 많았다.
지난 시즌만 하더라도 평균 득점은 78.1점으로 뒤에서 세 번째, 실점은 81.9점으로 한국가스공사(82.2점) 다음이었다.

뚜껑을 열어 보니 완전 다른 그림이 펼쳐졌다.
무섭게 질주했다.
개막부터 단 한 번도 선두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무려 와이어 투 와이어(wire-to-wire) 우승이다.
역대 4번째 대기록이다.
앞서 2011~2012시즌 동부(DB)를 시작으로 2018~2019시즌 현대모비스, 2022~2023시즌 인삼공사(정관장) 등이 굵직한 발자취를 남긴 바 있다.
그 결과 48경기 만에 환하게 웃었다.
역대 2위 타이기록. 2011~2012시즌 동부(47경기), 2007~2008시즌 동부(48경기) 옆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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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BL 제공

◆출발, 그 화려함

초보 감독이라는 수식어가 무색하다.
정식 사령탑 데뷔시즌부터 정규리그 우승을 맛봤다.
역대 6번째다.
2001~2002시즌 김진(당시 동양) 감독, 2012~2013시즌 문경은(SK) 감독, 2015~2016시즌 추승균(KCC) 감독, 2016~2017시즌 김승기(KGC) 감독, 2021~2022시즌 전희철(SK) 감독의 뒤를 이었다.
선수-감독으로 모두 정상을 밟는 쾌거를 이뤘다.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출신(2003~2004, 2007~2008시즌)이 우승을 견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스스로 자세를 낮춘다.
독주를 이어가는 가운데서도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언제나 “위기는 계속해서 올 것이다.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선수단에게 항상 ‘에너지’를 강조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김 감독은 “우리가 어떤 마음으로 뛰고 있는지 팬들은 표정만 봐도 알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도 경기 내내 치열한 승부가 펼쳐졌다.
DB로선 19점 이하로 점수 차만 유지해도 1위를 확정할 수 있지만 안주하지 않았다.
연장 1차전 3점 슛 2개를 꽂아 넣은 디드릭 로슨(47득점 8리바운드)의 활약에 힘입어 기어이 승부를 뒤집었다.

원주=이혜진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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