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서 페퍼전 패배가 더욱 뼈아프다”...페퍼에 뺨맞은 흥국생명, 현대건설에 화풀이하며 우승경쟁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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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프로배구 현대건설과 흥국생명의 2023~2024 V리그 6라운드 맞대결이 펼쳐진 12일 수원체육관. 경기 전부터 묘한 전운이 코트 위에 맴돌았다.
이날 경기 전까지 승점 77(25승9패)로 선두를 달리고 있는 현대건설이 2위 흥국생명(승점 73, 26승8패)을 상대로 승점 3을 챙길 경우 남은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정규리그 1위를 확정할 수 있기 때문.

현대건설이 지난 6일 도로공사에게 2-3으로 덜미를 잡혔을 때만 해도 현대건설이 정규리그 1위 레이스에서 더 불리했다.
그러나 흥국생명이 지난 8일 최하위 페퍼저축은행에 1-3으로 충격패를 당하면서 현대건설에게 기회가 왔다.
현대건설은 9일 IBK기업은행을 3-0으로 잡으면서 정규리그 1위에 절대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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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생명으로선 이날 반드시 현대건설을 잡고, 15일 GS칼텍스까지 잡으며 시즌을 끝낸 뒤 16일 현대건설-페퍼저축은행 맞대결에서 페퍼저축은행이 이기길 기도해야 하는 상황. 경기 전 만난 흥국생명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의 표정은 어두웠다.
그는 “직전 경기를 패해 후회되지만, 후회만 하고 있을 순 없다.
현대건설은 포스트시즌에서 만날 팀이기에 오늘 경기는 우리가 봄배구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확인하는 경기가 될 것”이라며 각오를 다졌다.

사령탑의 간절한 바람을 흥국생명 선수들도 잘 안다는 듯, 클러치 상황마다 현대건설을 몰아붙였다.
매 세트 접전이 치러졌지만, 그 긴박한 상황을 이겨낸 것은 더 절박한 쪽인 흥국생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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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세트 19-21로 뒤지던 흥국생명은 원포인트 서버 박은서가 들어와 현대건설 리시브를 흔들며 22-21 역전에 성공했고, 22-22 동점에서 긴 랠리 끝에 김연경과 레이나가 연이어 3점을 따내며 1세트를 따냈다.

2세트는 더 극적이었다.
23-24로 뒤지던 상황에서 김연경의 오픈 공격이 밖으로 나가는 상황이었지만, 코트 후방에서 현대건설 고민지가 건드렸다가 터치아웃 득점이 되며 듀스에 돌입했다.
25-25에서 현대건설의 모마의 공격은 아웃됐고, 윌로우의 퀵오픈은 양효진의 손을 맞고 수비수가 손 쓸 수 없는 곳으로 날아가며 세트 스코어 2-0이 됐다.

분위기가 오른 흥국생명은 3세트에도 힘을 냈다.
15-15에서 윌로우와 김연경, 김수지의 공격이 연달아 득점으로 연결됐고, 모마의 공격이 네트를 넘기지 못하며 순식간에 20-15로 앞서나갔고, 24-20에서 윌로우의 백어택이 블로킹을 맞고 튀면서 3-0(25-22 27-25 25-20) 완승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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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로우(21점)와 김연경(16점), 레이나(14점)로 이어지는 삼각편대가 나란히 40% 이상의 공격성공률로 현대건설 코트를 맹폭하며 승리를 이끌었다.
반면 현대건설은 모마가 양 팀 통틀어 최다인 27점을 몰아쳤지만, 모마를 제외하면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린 선수가 아무도 없었다.

벼랑 끝에서 회생한 흥국생명은 승점 76(27승8패)이 됐고, 현대건설은 승점 77(25승10패)에 그대로 머물렀다.
아직 불리하긴 하지만, 흥국생명은 아직 우승 가능성이 남아있다.
경기 뒤 아본단자 감독은 “오늘 승리하긴 했지만, 여전히 지난 경기의 패배가 아파서 기분이 썩 좋진 않다.
그래도 우승 가능성이 사라질 때까지 최선을 다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수원=남정훈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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