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결점 피칭’ 크로우의 완벽했던 첫인상… KIA 효자 외인 계보 이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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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윌 크로우가 11일 시범경기 등판을 마치고 마운드를 내려오고 있다. 사진=KIA타이거즈 제공 |
추억의 이름들을 소환한다.
프로야구 KIA의 ‘외인 1옵션’ 윌 크로우가 강렬한 첫인상을 남겼다.
11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4 KBO리그 시범경기에서 4이닝 퍼펙트 피칭을 수놓으며 연착륙 기대감을 높였다.
지난 1월 계약 체결 당시부터 두터운 미국 메이저리그(MLB) 경력 덕에 관심을 모은 외인이다.
피츠버그 파이리츠 소속이던 2021시즌 풀타임으로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해 26경기(25선발) 4승8패, 평균자책점 5.48을 남겼다.
이듬해는 불펜으로 60경기에 나서 6승10패, 평균자책점 4.38으로 활약했다.
빅리그 통산 94경기, 210⅔이닝을 소화할 만큼 잔뼈가 굵다.
스프링캠프 연습경기부터 패스트볼 최고 구속 153㎞로 눈도장을 찍은 그는, 국내 첫 실전에서도 화려하게 빛났다.
최고 154㎞의 강속구를 중심으로 4이닝을 단 40구로 정리했다.
체인지업, 싱커, 슬라이더, 커브 등 다채로운 변화구 구사 능력까지 얹어 삼진도 4개를 빼앗았다.
출루 하나 허용하지 않은 무결점 피칭이었다.
과거 KIA에서 뛰었던 아킬리노 로페즈(왼쪽)와 릭 구톰슨이 밝게 미소 짓고 있다. 사진=KIA타이거즈 제공 |
과거 KIA에서 뛰었던 헥터 노에시(왼쪽)와 애런 브룩스가 선발 마운드를 지키고 있다. 사진=KIA타이거즈 제공 |
벌써부터 KIA ‘효자 외인’ 계보를 이을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2000년대 초반을 지배했던 다니엘 리오스, 짧았지만 강렬한 존재감을 보여줬던 세스 그레이싱어 등 원조 효자 외인이 시작이었다.
2009년 ‘V10’의 주역으로 27승을 합작한 원투펀치 아킬리노 로페즈, 릭 구톰슨도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시계를 가까이 돌리면 2016년부터 3년간 KIA에서 활약하며 2017년 ‘V11’에 공헌한 헥터 노에시가 버틴다.
우승한 그해 20승-201⅔이닝이라는 무시무시한 성적표를 남기기도 했다.
2020년부터 2021년 중반까지 뛰었던 애런 브룩스도 굵직한 경기력을 보여줬다.
둘 다 크로우와 마찬가지로 빅리그 풀타임 선발 수식어가 붙어 있던 자원들이었다.
이 효자 외인들의 족적이 크로우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는 뜻이다.
물론 느낌표만 붙이기에는 시즌 출발조차 하지 않았다.
처음 경험하는 아시아 야구의 다른 스타일에 더 녹아들어야 한다.
올해 KBO리그에 최초로 도입되는 자동 볼 판정 시스템(ABS)에도 적응이 필요하다.
물음표가 붙어 있는 이닝 소화력, 부상 이력도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다.
지난 시즌 빅리그 5경기 출전에 그친 이유도 어깨 부상 때문이었다.
원래도 체력이 약점으로 지적됐던 만큼, 올해는 철저한 관리 속에서 다른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과제를 안았다.
KIA 이범호 감독도 크로우에 대해 “구위가 상당히 좋은 편이다.
잘 유지만 한다면 지난해보다 훨씬 좋은 외인 투수가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내면서도 “부상 관리를 첫 번째로 신경 써야 한다.
그 점만 잘 지켜지면 페넌트레이스는 문제없이 소화할 것”이라 힘줘 말했다.
KIA 윌 크로우(왼쪽)가 오키나와 연습경기 등판을 마치고 포수 한승택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KIA타이거즈 제공 |
허행운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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