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에 우승한 잊혀진 천재 골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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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01180204092.jpg이탈리아의 마테오 마나세로가 11일(한국시간) 우승컵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짙게 깔린 남아공의 어둠처럼 그는 10년 동안 우승컵을 들지 못했다.
10년 전에 그는 천재 골퍼라 불렸다.
[사진=DP 월드 투어]
잊혀진 천재 골퍼가 10년 만에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이탈리아의 마테오 마나세로가 11일(한국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에덴베일의 글렌도워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2024 DP 월드 투어 존슨 워커웨어 오픈(총상금 150만 달러)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7개, 보기 1개로 6언더파 66타를 쳤다.
최종 합계 26언더파 262타로 2위 그룹(23언더파 265타)을 형성한 잉글랜드의 조던 스미스 등을 3타 차로 누르고 우승했다.
2013년 5월 이후 10년 10개월 만의 우승이다.
DP 월드 투어 통산 5번째 우승으로 기록됐다.
마나세로는 천재라 불린 골퍼다.
2009년 12월 세계아마추어골프랭킹(WAGR) 1위에 올랐다.
2010년 4월에는 16세 11개월 22일 나이로 마스터스 토너먼트 컷 통과를 기록했다.
최연소 컷 통과였다.
이 기록을 깬 선수는 중국의 관톈랑(2013년·14세 5개월)이다.
프로골퍼로 전향한 것은 2010년 5월이다.
그해 10월에는 카스텔로 마스터스 코스타 아자하르에서 우승했다.
최연소 우승자로 기록됐다.
이후 1년에 한 번씩 우승컵을 들었다.
2011년은 메이뱅크 말레이시아 오픈, 2012년은 바클레이스 싱가포르 오픈이다.
정점에 선 것은 2013년 BMW PGA 챔피언십 우승이다.
이 대회는 DP 월드 투어를 대표하는 대회다.
세계 랭킹 30위 안에 안착하고 메이저 대회 초청장을 받았다.
당시 한 해설자는 "이제는 마나셀로의 시대"라고 했다.
 
밝을 것 같았던 시대는 어두웠다.
슬럼프에 빠졌다.
알프스(3부) 투어까지 떨어졌다.
챌린지(2부) 투어를 거쳐 간신히 정규 투어에 복귀했다.
이날 마나셀로는 땅거미가 진 18번 홀 그린에 올랐다.
어두워도 공이 보였다.
버디 퍼트를 남기고 있었다.
공이 홀 속으로 들어갔다.
우승을 확정 짓는 순간. 마나셀로는 쥐었던 퍼터를 놓치고 쓰고 있던 모자를 그린 위에 패대기쳤다.
그러고는 자신의 캐디와 함께 포옹했다.
 
10년간 어둠 속에서 헤매던 마나세로는 환한 미소와 함께 우승컵을 들었다.
 
3942일 만에 우승한 마나세로는 "뭐라고 이야기해야 할지 모르겠다.
많은 감정이 스쳐 간다.
오늘이 골프 인생에서 가장 기쁜 날이다.
정말 행복하다"고 말했다.
아웃 코스(1번 홀 방향)로 출발한 마나세로는 5번 홀과 6번 홀 거푸 버디를 낚았다.
11번 홀 버디는 12번 홀 보기로 막혔다.
15번 홀부터 18번 홀까지는 4홀 연속 버디를 기록했다.
우승으로 가는 행진이다.
DP 월드 투어는 오는 21일부터 24일까지 싱가포르 라구나 내셔널 골프 리조트 클럽에서 열리는 포르쉐 싱가포르 클래식으로 이어진다.

아주경제=이동훈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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