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기 직전까지 생각날 것”…국가대표 주장 최민희, 정든 태극마크 내려놓다 [SS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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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제천=황혜정 기자] “죽기 직전까지 생각날 것 같아요.”

젊은 날부터 참 오래 선수 생활을 했다.
소프트볼 엘리트 선수 은퇴 후 취미로 다시 시작한 사회인 야구에 푹 빠져 여자야구 국가대표로도 활약했다.
이제 여자야구 대표팀 주장 최민희(35)가 정든 태극마크를 내려놓고 신정여자중학교에서 소프트볼 지도자 생활을 다시 시작한다.

둘째 아이 ‘도현’을 낳고 다시 달은 소중한 태극마크다.
최민희는 2019~2020년 태극마크를 달았다가 출산과 육아로 인해 휴식기를 가지고 지난해 대표팀에 복귀했다.
여자야구 대표팀은 매년 트라이아웃을 거쳐 대표 선수를 선발하는데, 최민희는 출산 후 몸을 열심히 만들고 경쟁을 통해 당당히 선발됐다.
기민한 번트 능력과 안정적인 블로킹, 통솔력까지 2023년 대표팀을 지도한 양상문 감독의 눈에 들어 재발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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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은 최민희가 태극마크를 달고 종횡무진한 잊을 수 없는 한 해였다.
대표팀 주장으로 선임돼 언니·동생들과 함께 주말마다 훈련에 나섰다.
어린 두 딸 수현이 도현이를 남편과 시어머니에게 맡기고 주말 새벽마다 집을 나선 최민희는 가족에게 미안함과 고마움뿐이다.
“고맙다는 말로는 부족할 정도예요.” 최민희가 그다음 말을 잇지 못했다.

가족들의 희생과 격려를 등에 업고 훈련해 온 최민희는 지난해 국제대회 출전 직전 “가슴에 태극마크를 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잖나. 대표팀은 가슴이 뜨거워지는 곳”이라며 “아름다운 추억을 많이 만들고 싶다”고 했다.

실제로 해냈다.
최민희는 대한민국 여자야구 대표팀 사상 두 번째 국제대회 메달을 목에 거는 데 공헌했다.
대표팀은 지난해 5월 말, 아시아야구연맹(BFA) 주관 ‘2023 여자야구 아시안컵’에 출전해 일본, 대만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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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는 기록보다 보이지 않는 기록이 더 뛰어난 선수이기도 하다.
‘워크에식’이 뛰어난 최민희는 매번 선행 주자가 출루하면 희생번트로 주자를 진루시킨다.
흔치 않은 좌타자로 타격감이 괜찮은 편이지만, 더 자신 있는 번트로 팀이 득점을 낼 수 있도록 한다.
소프트볼 선수 출신으로 최민희의 번트 능력은 자타공인 누구나 인정하는 실력을 자랑한다.
경기장 밖에서는 팀을 알뜰살뜰 조화롭게 살피며 하나로 이끌었다.
대표팀 외야수 안수지는 최민희에 대해 “엄마 같은 선수다.
친구지만 정말 존경스럽다”라고 했다.

지난 1일 충청북도 제천에서 열린 ‘2024 여자야구 국제 페스티벌’에 대표팀으로 출전한 최민희는 일본 훗카이도 연합팀을 상대로 2번타자·포수로 선발 출장해 우전 안타를 뽑아냈다.
도루도 성공했다.
사실상 태극마크를 달고 뛰는 마지막 경기 중 하나, 최민희는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며 할 수 있는 모든 걸 보여줬다.
경기 후 최민희는 “팀을 위해 할 수 있는 게 아직도 있어서 다행”이라며 웃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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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희의 태극마크 인생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바로 지난해 5월28일 필리핀전. 대표팀은 아시안컵에서 ‘난적’ 필리핀을 9-5로 꺾고 소중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당시 최민희는 포수로 선발출장한 뒤 교체돼 더그아웃에서 남은 경기를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지켜봤다.

마지막 이닝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남겨뒀을 때, 최민희는 승리를 예감한 듯 벅차오르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조용히 눈물을 훔쳤다.
그리고 마침내 마무리 투수 이지숙이 타자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내고 마운드 위에서 그대로 주저앉자 최민희는 오열했다.
“아마 죽기 직전까지 생각날 것 같아요.” 최민희가 당시를 떠올리며 눈을 동그랗게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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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최민희는 신정여자중학교 소프트볼 코치로 복귀한다.
이미 지난달부터 출근을 시작했고, 3월부터 본격적으로 코치로 활약한다.
신정여중은 여자 소프트볼 엘리트팀이 있는 학교로 최민희는 지난 5년간 이곳에서 코치 생활을 했다가 출산·육아 등의 이유로 그만뒀는데, 뛰어난 지도력을 인정받아 재취업에 성공했다.

본업은 소프트볼 코치가 됐지만, 사회인 여자야구팀 ‘후라’ 소속으로 주말엔 여전히 야구 선수로 활약할 예정이다.
“언제나 선수로 남고 싶다”는 최민희는 “야구로 인연을 맺은 좋은 친구들이 너무 많다.
이들과 소중한 인연을 계속 이어가고 싶다”고 했다.
야구에 대한 애정은 태극마크를 내려놓아도 여전한 최민희다.
국가대표 주장을 역임한 선수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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