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에 ‘정상’ 등극 고려대…모교 지휘 신연호 감독 “자존심 상해, 다시 포효하겠다”[춘계대학연맹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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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통영=박준범 기자] “호랑이의 존재감을 다시 보이기 시작했다.


고려대는 28일 통영공설운동장에서 열린 ‘약속의 땅 통영 제60회 춘계대학축구연맹전’ 통영기 결승에서 선문대를 꺾고 우승했다.
두 팀은 정규시간과 연장까지 120분을 1-1로 비겼다.
승부차기에서 고려대가 3-2로 웃었다.
고려대는 2014년 이후 10년 만에 정상에 섰다.
대회 통산 9번째 우승. 반면 선문대는 3년 만에 결승에 올랐으나, 고려대의 벽에 막혀 좌절했다.

무패로 결승까지 오른 고려대는 전반 4분 만에 ‘행운’의 득점에 성공했다.
선문대의 빌드업 실수를 놓치지 않았다.
선문대 수비수 박경섭이 골키퍼 김동화에게 패스하려던 공이 고려대 공격수 김기현의 발을 맞고 그대로 골문을 갈랐다.
김기현의 집중력과 강한 전방 압박이 만들어냈다.

선문대도 차분하게 맞섰다.
전반 35분 동점을 만들었다.
왼쪽 측면에서 오하종이 올린 크로스를 서지범이 다이빙 헤더로 마무리해 골망을 흔들었다.
두 팀은 이후 치열하게 맞붙었으나 추가 득점에는 실패했다.
결국 승부차기에서 승부가 갈렸다.
골키퍼 김정훈이 대활약한 고려대가 웃었다.
김정훈은 선문대의 1~3번 키커의 슛을 모두 막아내며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고려대는 전통의 ‘명문’으로 꼽히지만, 최근 대학 축구에서 성과를 내지 못했다.
1,2학년 대회에서 두 차례 결승에 오른 게 최고 성적. 2021년 부임한 신 감독은 고려대를 이끌고 이번 대회에서 처음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신 감독은 “그동안 고려대 축구가 침체했고 성적을 내지 못했다.
우리가 못했기 때문이다.
자존심도 많이 상했고, 선배에게 미안한 마음이 컸다.
우승을 통해 조금 만회한 것 같다”며 고려대의 반등을 다짐했다.

신 감독은 1983년 고려대가 우승할 때 1학년이었다.
44년이 지나 모교를 이끌고 우승한 감독이 됐다.
신 감독은 “뜻하지 않게 모교의 부름을 받게 됐다.
부임 후 학교 명예에 어울리지 않은 성적으로 힘들었다”고 돌아본 뒤 “조금씩 살아나고 있다.
올해 고려대의 슬로건이 ‘다시 포효하라’다.
호랑이의 존재감을 다시 보이기 시작했는데, 앞으로 잘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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