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히트’ 키움 이재상 “신인은 ‘못 쳐도 그만’이라는 조언에 편해졌다” [SS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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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가오슝=황혜정 기자] “신인은 ‘못 쳐도 그만이다’라는 조언을 듣고 마음이 편해졌어요.”

1군에 콜업되자 숨도 못 쉴 정도로 얼어붙어서 몸이 경직되고 생각이 많아진 19살 신인이 있다.
이 신인의 긴장을 풀어주고 격려해준 이는 ‘룸메이트’이자 10년 선배.

프로 10년 차 선배는 몸과 마음이 완전히 경직돼 허공에 배트를 휘두르기만 한 후배에게 다가가 “신인은 못 쳐도 그만이니 너무 긴장하지 말아라. 네 것을 하다 보면 좋은 결과 있을 거다”라고 말해줬다고. 덕분에 신인 선수는 다음날 팀에서 유일하게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키움히어로즈 신인 내야수 이재상(19)에 환한 웃음과 장난기, 그리고 타격 재능을 되찾아준 고마운 이는 다름아닌 외야수 임병욱(29). 이재상은 27일(한국시간) 대만 핑둥 CTBC파크에서 열린 대만 프로구단 중신브라더스와 경기에서 8번타자·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2타수 2안타 맹활약했다.

경기 후 스포츠서울과 만난 이재상의 얼굴엔 환한 미소가 가득했다.
비공식 경기이긴 했지만 스스로 만족스러운 경기를 했다.
이재상은 이날 3회 좌전안타, 5회 중전안타를 뽑아냈다.
깨끗한 안타였다.
이재상의 안타가 나오자 키움 홍원기 감독은 만면에 미소를 띠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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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상은 “첫 두 경기 때는 솔직히 너무 긴장도 됐고, 뭘 보여 드려야겠다는 생각에 몸이 경직됐다.
그런데 오늘은 지난 두 경기를 치르면서 경험도 조금 쌓이고, 임병욱 선배님이 ‘신인은 못 쳐도 그만, 잘 쳐도 그만이니 마음 편하게 들어가라’고 하셔서 편하게 타격하니 좋은 결과가 나왔던 것 같다”며 환하게 웃었다.

초구부터 적극 공략하는 전략으로 안타를 뽑아냈다.
이재상은 “그냥 적극적으로 초구부터 쳤다.
못 쳐도 되니까 자신있게 스윙했다”며 “이제는 숨을 좀 쉴 수 있을 것 같다.
마음이 많이 편해졌다”고 덧붙였다.

“확실히 1군에 있으니까 보고 배우는 게 정말 많다”는 이재상 옆에는 베테랑 선배들이 붙어서 조언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재상은 “최주환 선배님도 내게 ‘스윙할 때 끝까지 팔을 스윙하지 않고 짧게 끝낸다고, 스윙을 더 길게 가져가면 좋을 것 같다고 조언해주셨다.
밥도 사주셨는데 덕분에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라며 선배들에 공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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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 깊은 선배로는 베테랑 내야수 이원석을 꼽았다.
이재상은 “(이)원석 선배님이 공을 치실 때면, 어떻게 보면 대충 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는데 정말 힘을 툭 빼고 자기 타이밍에 맞춰서 치신다.
그걸 보고 ‘진짜 베테랑이시다’라는 걸 느꼈다.
자기 밸런스로 공을 치는 게 너무 대단해 보였다”고 눈을 동그랗게 떴다.

유격수 포지션을 맡고 있는 만큼 수비적인 자부심과 자신감도 크다.
그래도 2군에서 키움 권도영 수비코치에게 많은 걸 배웠다고. 그는 “코치님과 함께 매일 같이 따로 남아서 수비 연습을 추가로 했다”며 “김혜성 선배님 같이 수비를 잘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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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에 오니 아마추어 때와 다르게 투수들의 수준이 높았다고. 이재상은 “확실히 투수들 공, 특히 변화구 각도가 차원이 다르더라. 구속도 아마추어 때보다 시속 5~10㎞는 더 빠르다”며 높은 프로의 벽을 느끼고 있는 이재상의 시간은 이제 시작이다.

이재상은 “최주환 선배님이 ‘시행착오도 많이 겪어보고 다양한 경험을 해야한다’고 하셨는데, 일단 간절하게 야구를 하면서 1군에 계속 남아있고 싶다.
또 좋아하는 포지션이 ‘야구의 꽃’인 유격수이기 때문에 유격수 자리도 욕심내고 싶다”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새내기 프로 선수에게 멀티히트를 뽑아낸 이날은 오래도록 기억될 날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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