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기의 마녀사냥 ‘원인 제공’ 축구협회, 선수 보호는 어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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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강예진 기자] 원인을 제공한 대한축구협회는 입을 ‘꾹’ 닫았다.
손흥민(토트넘)과 이강인(파리생제르맹)을 중심으로 한 한국축구대표팀의 ‘탁구 게이트’ 후폭풍이 거세다.
지난 12일 막을 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기간에 발생한 둘의 갈등을 영국 매체 ‘더선’이 최초 보도했는데, 선수를 보호하고 관리해야 할 대한축구협회가 ‘사실’이라고 ‘즉각’ 인정하면서부터다.
대표팀 선수를 향한 마녀사냥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
‘설전’이 있었다는 일부 사실만을 인정했을 뿐인데, 확인되지 않은 얘기가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특히 당사자로 꼽힌 이강인을 향한 비난과 욕설이 난무한다.
이강인이 손흥민에게 주먹질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비난의 강도는 더 거세졌다.
심지어 ‘이강인이 손흥민에게 패스하지 않았다’ 등의 근거 없는 묻지마 보도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에 이강인은 법률 대리인을 통해 “손흥민 선수가 이강인 선수의 목덜미를 잡았을 때 이강인 선수가 손흥민 선수의 얼굴에 주먹을 날렸다는 기사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
사실과 다른 내용이 있는데, 이 내용이 마치 사실인 것처럼 확대 재생산되고 있다.
이에 부득이 사실이 아닌 내용은 바로잡고자 한다”고 즉각 반박했다.
당사자에게는 물론 그의 가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까지 찾아가 일방적으로 욕을 퍼붓고 있다.
또 이강인이 광고 모델로 있는 브랜드를 ‘불매 운동’하려는 움직임도 보인다.
이강인뿐 아니라 ‘탁구 게이트’에 연관된 일부 선수들을 향한 욕설도 이어지고 있다.
선수들은 협회에 물어봐야 한다고 말을 아끼고 있지만 정작 원인을 제공한 협회는 뒤로 꽁꽁 숨었다.
갈등이 있었다고 한들, 외부에 이 사실을 ‘굳이’ 인정할 필요는 없었다.
크든 작든 갈등이 없는 조직은 없다.
협회는 설전 사실을 ‘즉각’ 인정하면서도, 무자비하게 쏟아지는 확인되지 않은 사실 관계에 대해서는 입을 꾹 닫고 있다.
대표팀 선수가 잘못했다고 고자질한 것이나 다름 없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은 지난 16일 “시시비비를 따지는 건 상처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
언론과 축구를 사랑하는 팬분들도 도와주셔야 한다”면서 “협회가 할 수 있는 건 선수들을 차출하지 않는 것이다.
추후 대표팀 감독과 상의할 부분이다.
대표팀을 한 팀으로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시시비비를 따지기보다, 선수들이 더 성장하고 한 팀이 될 수 있는 방안을 생각해 보겠다”며 ‘선수 보호’를 외쳤지만 움직임은 보이지 않는다.
정확한 사건에 대한 진상을 조사할지도 ‘미지수’다.
즉각 팀 내분을 시인하면서 대표팀을 쑥대밭으로 만들었지만, 사후대책은 전혀 세우지 않았다.
‘대표팀 차출 여부’만을 언급할 뿐 ‘선수 보호’에는 전혀 관심이 없어 보인다.
대한축구협회의 무책임함과 무능함에 애꿎은 방패막이가 된 대표팀 선수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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