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종 사인 훔치기 불가’ 기계 통한 볼배합 피치컴, LG 캠프 상륙 [SSAZ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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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스코츠데일=윤세호 기자] 이대로라면 사인 미스가 있을 수 없다.
사인을 훔치는 것 또한 불가능하다.
더불어 경기 진행 속도도 한층 빨라질 전망이다.
LG 스프링 캠프에 기계를 통해 포수와 투수가 사인을 주고받는 피치컴이 등장했다.

메이저리그(ML)에서는 일반화된 피치컴이다.
2022시즌부터 전면 도입됐고 도입 당시 반대 여론도 있었으나 시간이 흐를수록 선호도가 올라간다.
손으로 구종 사인을 내는 수신호 사인을 고집해온 베테랑 투수도 피치컴으로 선회하는 흐름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 또한 피치컴 도입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KBO와 10구단은 이번 스프링 캠프에서 피치컴을 경험한 후 이를 도입할지 다시 논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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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한 기계는 아니다.
포수는 보통 무릎에 버튼이 설치된 기계를 부착한다.
버튼을 통해 투수에게 사인을 내는데 구종, 로케이션 순서로 투수에게 사인이 전달된다.
포수가 누른 대로 투수가 모자 안에 넣은 스피커에서 사인이 들린다.
가령 포심 패스트볼, 몸쪽을 누르면 투수가 “포심, 몸쪽”이라는 음성을 통해 이를 인식한다.

18일(한국 시간) LG가 훈련하는 미국 애리조나주 인디언 스쿨 파크에 처음으로 피치컴이 도착했다.
총 2세트가 왔는데 투수 강효종과 포수 김성우가 시험 삼아 피치컴을 부착한 채 불펜 피칭에 임했다.
불펜에서 30개를 던졌는데 불펜 피칭 30구 모두 피치컴을 통해 사인을 주고받으며 이뤄졌다.

불펜 피칭 후 김성우는 처음으로 피치컴을 경험한 것에 대해 “일단 사인을 주고받는 시간은 줄어들 것 같다.
투수에게 공을 받기 전에 미리 찍어놓기도 했는데 그러면 확실히 빨라진다.
물론 경기에서 써봐야 확실히 알겠지만 사인을 주고받는 템포는 이전보다 빨라질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오른쪽 무릎 위에 기계를 부착한 것을 두고는 “그 부분에 대한 불편함은 없었다.
딱히 신경 쓰지 않았고 수비하는 데에도 불편할 것 같지는 않다”며 “ML 경기를 보면서 저런 게 있다고 알고는 있었는데 직접 해보니 신기했다.
아직 보완할 부분이 필요해 보이지만 도입되면 괜찮은 부분도 확실히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강효종은 “모자에 길고 얇은 게 들어가다 보니 신경은 쓰였다.
그런데 계속 던지니 처음처럼 어색하지는 않더라”며 “일단 템포는 빨라질 것 같다.
원하는 사인이 나오지 않았을 때는 시간이 걸릴 수 있지만 처음부터 원하는 사인이 나오면 금방금방 던지게 된다”고 피치컴 사용 소감을 전했다.

아쉬운 부분에 대해서는 “시즌 중에 쓰려면 소리가 더 커야 하지 않을까. ML를 보면 투수들이 소리가 들리지 않아서 모자를 벗는 모습이 종종 있었다”며 “스피커로 들리는 음성도 어색한 부분이 있다.
소리도 조금 더 빠르게 나오면 투구 템포에 더 좋을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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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에서는 영어로 음성이 나온다.
그런데 음성은 녹음을 통해 얼마든지 수정할 수 있다.
이날 피치컴 업체는 한국어로 번역된 기계를 LG에 전달했다.
핸드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녹음하고 수정이 가능하다.
피치컴 업체는 LG 뿐이 아닌 KBO리그 모든 구단에 기계를 전달하고 있다.

2024시즌에 바로 도입할지는 알 수 없다.
그래도 언젠가는 KBO리그에 상륙할 것이다.
10구단은 캠프 후 실행위원회에서 피치컴 체험에 대한 의견을 나눌 계획이다.
의견을 모아 도입 여부, 그리고 도입 시기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피치 클락도 캠프에서 적응하고 있는데 투구 시간을 줄이는 데에 피치컴이 도움이 된다면 피치컴 적용 시기가 빨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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