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리즈는 고척 왕의 귀환, 김하성 유격수로 새 시즌 시작 [SSAZ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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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피오리아=윤세호 기자] 빅리거로 성장한 곳에서 더할 나위 없이 뜻깊은 새 시즌 출발선에 선다.
샌디에이고 골드글러버 내야수 김하성(29)이 유격수로 전격 복귀한다.
2024년 스프링캠프 첫날부터 새 시즌 유격수를 맡을 것을 마이크 쉴트 감독에게 직접 전달 받았다.

캠프 첫날 시작부터 미소 지었다.
김하성은 17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 스포츠 콤플렉스에서 열린 훈련에 앞서 “올시즌 준비를 평소보다 더 잘해야 할 것 같다.
곧 감독님이 말씀하시겠지만 포지션 변동이 있다.
그래서 준비를 정말 잘해야 한다”고 말했다.

팀 전체에 커다란 영향을 끼치는 포지션 변동이었다.
쉴트 감독은 김하성의 예고대로 내야 포지션 변동을 공지했다.
그는 “젠더 보가츠가 2루로 가고 김하성이 유격수를 맡는다.
보가츠와 김하성에게 직접 이를 전달했다.
대화를 나누며 포지션 변동을 전했고 서로 입장을 이해하기까지 그리 많은 말이 필요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예상하기 힘든 일이었다.
일단 보가츠의 몸값이 그렇다.
보가츠는 2022년 12월 11년 2억8000만 달러(약 3470억원) 초대형 계약으로 샌디에이고 유니폼을 입었다.
유격수로 올스타 7차례, 실버슬러거 8차례를 수상한 대형 선수가 샌디에이고 이적 1년 만의 유격수에서 2루수로 이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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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 규모가 곧 자리인 빅리그에서 쉽게 나올 수 없는 결정이다.
보가츠는 지난해에도 타율 0.285 19홈런 19도루 OPS 0.790을 기록했다.
2023년 메이저리그(ML) 유격수 중 대체선수대비승리기여도(WAR: 팬그래프 기준) 4.4로 7위에 자리했다.
OPS 또한 유격수 중 7위다.
보스턴 시절 모습은 아니었으나 여전히 유격수로서 리그 상위권에 해당하는 활약을 펼쳤다.

김하성은 작년 타율 0.260 17홈런 38도루 OPS 0.749를 기록했다.
도루를 제외하면 보가츠가 김하성보다 타격 지표가 뛰어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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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나온 결정은 아니다.
쉴트 감독은 감독 부임 후 보가츠와 따로 만났다.
유니폼을 입은 자리가 아닌 사적인 공간에서 보가츠와 식사했다.
그리고 당시 보가츠에게 포지션 변동에 대한 암시를 건넸다.
17일 훈련 후 보가츠는 “그때 쉴트 감독으로부터 처음 얘기가 나왔다.
그리고 오늘 아침에 50분 정도 대화를 나누면서 2루로 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유격수는 내야 수비의 꽃이자 핵심이다.
가장 수비를 잘하는 선수가 유격수를 맡는다.
김하성은 2022년 유격수로 131경기 1092.0이닝을 소화했다.
당시도 빼어난 수비를 펼치며 내셔널리그 골드글러브 유격수 후보 최종 3인 안에 들었다.
2023년에는 주로 2루를 맡으면서 내야 전포지션을 소화했다.
그리고 유틸리티 플레이어 골드글러브를 획득했다.
아시아 내야수 최초의 골드글러브 수상자가 된 김하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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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쉴트 감독, 그리고 샌디에이고 구단이 바라보는 김하성과 보가츠의 차이는 수비였다.
쉴트 감독은 김하성의 유격수 복귀에 대해 “골드글러브 수비”를 반복해서 강조했다.
2022년 유격수 김하성은 디펜시브런세이브(DRS) 10을 기록했다.
보가츠는 2023년 유격수로서 DRS -4에 그쳤다.

보가츠가 이전부터 수비가 뛰어난 유격수는 아니었다.
보스턴 시절에도 DRS 음수를 여러 차례 기록했다.
다만 이를 만회할 타격이 있었다.
하지만 샌디에이고에서 보낸 첫 시즌에는 보스턴 시절만큼 배트에 불이 붙지 않았다.
보가츠가 수비 부담이 덜한 2루수로 간다면 타격도 살아날 수 있다는 게 쉴트 감독의 셈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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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가츠는 “2루수와 유격수는 기본적으로 위치가 반대다.
더블플레이를 만들 때 베이스를 밟을 때 방향이 정반대로 바뀐다.
이 부분이 2루수로 적응하는데 가장 어렵다”고 했다.
그러나 샌디에이고는 팀 전체적으로 봤을 때 보가츠가 2루에 적응하는 게 더 큰 플러스를 가져올 것으로 내다봤다.

김하성은 17일 훈련 후 “가장 익숙한 포지션으로 돌아가게 됐다”고 자신감을 전하면서도 “보가츠 선수가 양보해준 덕분에 다시 유격수로 뛰게 됐다고 생각한다.
보가츠 선수가 큰 결심을 해줬는데 그만큼 나도 준비를 잘해야 한다.
송구에 특히 더 신경을 쓰겠다.
2루수가 유격수보다는 확실히 던지는 부담은 덜하다.
다시 유격수가 됐으니까 송구에 신경 쓰면서 훈련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고척돔 유격수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가 김하성이다.
그런 그가 한 달 후에는 메이저리그 유격수로서 다시 고척돔에서 선다.
김하성은 “다시 익숙한 자리에 선다는 느낌이 들 것 같다.
내게 아주 의미가 있는 일이 될 것이고 조금 묘한 기분도 들 것 같다”고 서울시리즈를 내다봤다.

마지막으로 김하성은 유격수 골드글러브도 응시했다.
그는 “2년 전에는 3위 안에 들었다.
이제 유격수 골드글러브는 꿈이 아닌 목표라고 생각한다.
리그에 좋은 유격수가 정말 많지만 좋은 경쟁을 하면 또 좋은 결과가 나온다고 기대하고 있다”고 돌아온 유격수 자리에서 정상을 응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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