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문산 정자 가려진 것 같아”라던 ‘대성불패’의 선견지명 두산 첫 야간 청백전 우천 취소[SS 현장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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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블랙타운(호주)=장강훈 기자] “바람을 맞으니 비가 올 것 같네.”

SBS스포츠 구대성 해설위원이 16일 호주 블랙타운 인터내셔널 볼파크를 찾았다.
이택근 해설위원과 함께 호주 멜버른에서 캔버라를 거쳐 두산이 주둔지를 꾸린 블랙타운에 도착했다.
“모처럼 집에서 잤더니 피로가 좀 풀렸다”며 웃은 그는 2000년 시드니올림픽 야구 예선을 치른 인터내셔널 볼파크를 둘러보며 “그대로네”라며 감회에 젖었다.

이날은 두산이 6이닝짜리 청백전을 치르는데, 구장측에서 홍보를 해 관중도 들어설 예정이었다.
선수들은 오후 세 시부터 워밍업을 시작해 경기 일정에 맞춰 훈련했다.
수비훈련을 시작으로 주루, 타격 등 정규시즌 루틴에 맞춰 몸을 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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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루 더그아웃에서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던 구 위원은 “바람은 좌익수쪽에서 홈으로 부는데, 습기를 머금고 있다.
비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은퇴 후 호주에 터전을 잡은 터라 기후나 환경을 잘 알 수밖에 없다.

구 위원은 “바람방향으로 구름의 이동 방향을 감지하면 안된다.
우중간쪽을 봐야 한다”고 손짓했다.
실제로 좌측 폴 뒤쪽 하늘은 흰구름이 떠있는 비교적 청명했는데, 구 위원이 가리킨 우중간 쪽은 시커먼 먹구름이 끼었다.

그는 “우중간에서 3루 더그아웃쪽, 그러니까 대각선 방향으로 구름이 움직인다.
우중간에 먹구름이 끼면 반드시 비가 내린다”며 웃었다.
1분도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 빗방울이 한두 방울 떨어졌다.

구 위원은 “빗방울 굵기가 예사롭지 않다.
제법 오겠다”며 또 한 번 하늘을 올려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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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시작되나 싶은 찰나, 굵은 소나기가 구장을 순식간에 뒤덮었다.
막바지 타격훈련하던 선수들도, 옆에서 지켜보던 코치진도 황급히 더그아웃 쪽으로 뛰어갔다.
방수포를 깔 새도 없이 그라운드는 물바다가 됐고, 운영 홍보팀 가릴 것 없이 구장 곳곳에 있던 볼과 훈련도구를 치우느라 몸이 흠뻑 젖었다.

두산 이승엽 감독과 인터뷰를 준비하던 구 위원은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는 외야 뒤쪽에 있는 보문산 정자가 기상청이다.
보문산 정자가 구름에 뒤덮이면 비가 내리지 않나. 이 구장도 우중간에 먹구름이 끼면 비가 온다”며 발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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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위원의 선견지명은 적중했다.
배수가 잘 안되는 구장 특성을 고려해 이날 청백전은 취소됐다.
두산 관계자는 “오늘 취소된 경기는 내일(17일) 치를 청백전에 보태 9이닝으로 치를 계획”이라면서도 “구장 사정 때문에 비가 그친 뒤 그라운드 상황을 살펴봐야 경기여부를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경기를 위해 느지막히 출근했던 선수들은 이른 저녁을 먹고 조기귀가(?)했다.
인터내셔널 베이스볼파크 우중간 하늘에서 몰려온 구름이 지친 선수들에게 꿀맛같은 휴식을 선물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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