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현장메모] '김종국 사태'가 불러온 '글루미 캠프'…어두웠던 호랑이들의 뒷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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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선수단이 스프링캠프 출국을 위해 인천공항에 들어오고 있다.
사진=뉴시스

힘찬 다짐 대신, 누군가를 대신한 사과가 맴돌았다.

프로야구 KIA는 30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을 통해 1차 스프링캠프지 호주 캔버라로 향한다.
전날(29일) 진갑용 수석코치 이하 코칭스태프가 먼저 출발을 알렸고, 뒤를 이어 47명의 선수단이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새 출발의 기대감에 부푼 선수단의 미소와 그들의 선전을 바라는 열성 팬들의 응원소리가 울려 퍼져야 했던 출국장이다.
같은날 공항을 지나쳐간 한화, 삼성, LG, NC 등 타 구단의 출발이 그랬다.
각자의 목표와 꿈이 뿜어내는 밝은 분위기 속에서 첫발을 디뎠다.

KIA는 그럴 수 없었다.
출국 이틀 전 찾아온 대형 악재 때문이다.
팀을 이끌던 김종국 감독이 금품 수수 혐의로 검찰 조사에 들어간 끝에 경질됐다.
선장을 잃은 선수단은 반쪽짜리 출항을 알릴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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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선수단이 출국 수속을 밟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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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주장 나성범이 스프링캠프지 출국을 위해 인천공항에 들어오고 있다.
사진=뉴시스

선수단의 잘못은 없지만, 분위기는 어두울 수밖에 없었다.
평상시와 달리 삼삼오오 모여 가벼운 대화를 주고 받는 게 전부였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힘을 실어주기 위해 공항을 찾아준 팬들의 따뜻한 한마디에 간간이 옅은 미소가 번졌지만 축 처진 공기가 드러나는 건 어쩔 수 없었다.

혼란스러운 분위기를 부여잡고 ‘하던 대로’를 되뇌인다.
올 시즌 김선빈으로부터 주장 자리를 물려 받은 나성범은 “실망하셨을 팬들께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인 후 “밝게 웃으면서 좋은 분위기로 시작하면 좋았겠지만, 지금은 좋아지게 하려 해도 조금은 어두울 수밖에 없다.
그래도 우리 선수들은 고개 숙이거나 하지 않고 똑같이 행동할 것”이라고 마음을 다잡았다.

이어 “팀 미팅을 통해 너무 동요되지 말고 준비한 대로 하면 된다고, 시즌 준비 잘하자고 이야기했다”며 “(새 감독님으로) 누가 오실지 모르겠지만, 빠리 오셔서 팀을 다시 시작하는 데 있어 많은 도움이 돼주시면 좋겠다”는 바람도 덧붙였다.

또다른 ‘베테랑’ 양현종도 캠프를 앞둔 마음가짐을 전했다.
그는 “저도 선수 생활하며 처음 겪는 일이라 어떻게 말씀 드려야할지 모르겠다”며 당황스러움을 전하면서도 “어쨌든 우리는 캠프를 이제 가는 길이다.
조금은 무거운 분위기겠지만, 이런 일로 눈치보지 말고 씩씩하게 하자고 동료들에게 주문을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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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국 준비에 나서고 있는 KIA 양현종. 사진=뉴시스

인천공항=허행운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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