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 숙인 피겨 스타, 도핑 적발로 자격정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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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
러시아 피겨 스타 카밀라 발리예바가 결국 도핑 규정 위반으로 징계를 받는다.
스위스 로잔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는 30일 성명서를 통해 “발리예바가 2022년 베이징동계올림픽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도핑 방지 규정을 위반했다는 사실이 인정된다”고 발표했다.
4년간(도핑이 적발된 2021년 12월부터 2025년 12월까지) 선수자격 정지 처분을 내리는 것은 물론 발리예바가 일원으로 따냈던 베이징올림픽 피겨 단체전 금메달 역시 박탈하기로 결정했다.
CAS 재판부는 발리예바가 금지 약물인 트리메타지딘에 양성 반응을 보인 것에 주목했다.
트리메타지딘은 협심증 치료제다.
운동선수의 신체 효율 향상에 사용될 수 있어 2014년 금지약물로 지정됐다.
발리예바는 베이징올림픽 피겨 단체전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이후 2021년 12월에 열렸던 러시아 선수권 도핑 검사에서 트리메타지딘이 검출된 사실이 드러났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곧바로 제동을 걸었으나 검사 결과가 늦게 나왔다는 이유로 구제됐다.
발리예바는 세계적인 피겨 스타다.
주니어 시절부터 남자 선수도 하기 어려운 쿼드러플(4회전) 점프를 성공했다.
세계기록을 경신했다.
약물 논란에 휩싸이며 명성에 금이 갔다.
따가운 시선 속에서 베이징올림픽 개인전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러시아 선수들의 국제무대 출전이 막힌 가운데, 자국 대회에 꾸준히 나섰다.
다만, 지난해 11월 러시아 타타르스탄공화국 카잔에서 열린 피겨스케이팅 그랑프리 대회선 4위에 그쳤다.
IOC는 이번 CAS 결정으로 베이징올림픽 피겨 단체전 시상식을 열 것으로 보인다.
앞서 IOC는 “발리예바의 도핑 관련 의혹이 완전히 해소될 때까지, 그가 입상한 경기의 시상식을 열지 않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러시아의 금메달이 지워지면서 베이징올림픽 피겨 단체전 순위가 바뀌었다.
2위였던 미국이 새롭게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3위 일본은 은메달, 4위 캐나다는 동메달을 목에 건다.
미국이 금메달을 추가하면서 종합순위도 3위로 한 계단 이동했다.
러시아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것은 정치적인 결정으로, 우리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맞섰다.
그러면서 “러시아 선수의 이익을 끝까지 보호할 항소 방법이 있다면 당연히 사용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러시아 피겨스케이팅연맹 또한 “우리는 여전히 러시아 대표팀 선수들이 올림픽 챔피언이라고 믿는다”라고 주장했다.
러시아는 스위스 연방 대법원에 항소할 수 있다.
이 결정에 따라 CAS의 결정도 바뀔 수 있다.
이혜진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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