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공개가 원칙”만 반복… 스포츠공정위 일정도 공유 안 된다는 대한체육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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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10월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문화체육관광부 등 산하 공공기관 등 종합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규정도 절차도 없다.
대한민국 체육이 쓰러져가고 있다.
체육 단체장 선거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핵심 키워드가 될 ‘연임’이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과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등이 연임에 나선다.
그런데 연임 여부를 판가름하는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공정위)를 두고 논란의 목소리가 크다.
11일 4선에 도전하는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에 대한 공정위가 열린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대한체육회에 문의한 결과 “공정위 측에서 공개할 수 없다고 한다.
(심사) 내용이나 안건 자체를 알려주지 않는다”며 “비공개가 원칙”이라고 수차례 반복했다.
그런데 사실 공정위 개최 여부는 지난 10일 알려졌다.
대통령 탄핵 투표 표결에서 국회를 빠져나가면서 투표조차 하지 않은 문화체육관광위원회(문체위) 소속 김승수(대구 북구을) 국민의힘 의원은 10일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은 4연임을 즉시 포기하라’라는 성명서를 냈고, 이 성명서 내용에 공정위 개최 사실을 알렸다.
이 성명서는 대한체육회의 피감기관인 문체위가 대한체육회 측으로부터 자료를 받아 만든 보도자료였다.
정리하자면, 김 의원은 대한체육회로부터 자료를 받아 공정위 개최 소식을 지난 10일에 공개했는데, 정작 대한체육회는 11일 공정위 개최 직전까지 모르고 있었다는 뜻이다.
공정위 심사 자체가 비공개로 진행될 수는 있지만 대한체육회가 산하기관인 공정위의 기본적인 일정조차 공유받지 못한다는 건 문제가 있다.
가뜩이나 정 회장은 독단적이고 무능력한 행정으로 도마 위에 올라있는 가운데 공정위 개최 여부까지도 규정이나 규칙없이 ‘제 멋대로’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지난달 13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한 뒤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앞서 3선 도전에 나선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에 대한 공정위 심사도 모든 일정이 비공개로 진행돼 논란이 됐다.
체육계 새 수장을 뽑는 현 상황은 그 어느 때보다도 민감하고 관심이 크다.
대한체육회와 공정위가 현 상황을 체감하지 못하는 것처럼 보인다.
마치 깜깜이로 진행하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김 의원도 비판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
정 회장의 4선을 포기하고 공정위는 해체하라고 주장을 할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다.
김 의원은 지난 7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국회 본회의 표결에서 투표하지 않은 채 퇴장했다.
비상계엄 선언과 해제 이후 혼란스러운 정국을 수습해야 하는 책무가 있는 국회의원이 가장 기본적인 투표조차 하지 않고 뒤로 숨었다.
국가와 국민을 위해 최전선에서 땀 흘려도 모자란 판국에 자신의 안위를 지키는 데 급급했다.
이런 상황에서 정 회장과 공정위를 향한 비판이 아무리 맞다고 해도 그 정당성을 보장받을 수 있을까.
모든 게 투명해져야 한다.
국가도, 체육계도 온통 수장 때문에 고역이다.
바뀌지 않는다면 그 고통을 감내하는 건 국민과 오롯이 그 주변인들이다.
김진수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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