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 전북 극적 잔류… 마지막 자존심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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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승강PO 합계 4-2 승
1·2차전 모두 2-1로 이랜드 제압
티아고·문선민 골… 승리 이끌어
이랜드, 창단 첫 1부 승격 좌절


사상 첫 K리그2 강등 위기에 몰리며 명가 자존심을 구긴 전북 현대가 사상 첫 K리그1 승격을 노리는 서울 이랜드를 승강 플레이오프(PO)에서 물리치고 잔류에 성공했다.
김두현 전북 감독은 “내년엔 우승에 도전하겠다”는 포부를 내놨다.

전북은 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승강 PO 2차전에서 이랜드에 2-1로 승리를 거뒀다.
지난 1일 서울 목동종합운동장에서 치른 1차전에서 2-1 승리를 거둔 전북은 1, 2차전 합계 4-2로 앞서며 벼랑 끝에서 살아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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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더맨 세리머니 전북 현대 티아고(가운데)가 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승강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동점골을 터트린 뒤 스파이더맨 마스크를 쓰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전주=연합뉴스
1994년 창단한 전북은 화려한 팀이었다.
전북은 K리그1 최다 우승 구단으로 2014년부터 올해까지 11시즌을 치르면서 7차례나 K리그1을 제패할 정도로 막강했다.
전북은 5년 연속 우승 이후 치른 2022시즌 K리그1에서 준우승을 거둔 이후부터 흔들리기 시작했다.
김상식 전 감독은 2023시즌 5월 성적부진을 이유로 사퇴했고, 지휘봉을 넘겨받은 단 페트레스쿠 감독 역시 1년을 채우지 못한 채 떠났다.
김두현 감독은 새롭게 사령탑 자리에 앉았지만 선수단 불화 등 문제를 일으켰고 전북 창단 최악의 성적으로 강등 위기에 몰렸다가 가까스로 생존했다.

반면 창단 10주년을 맞아 첫 1부 승격을 노렸던 이랜드의 꿈은 무산됐다.
이랜드는 2024시즌을 앞두고 김도균 감독을 영입했지만 소용없었다.
김 감독은 2020시즌 K리그2에 있던 수원FC를 지휘했고, 이 시즌 수원FC는 승강 PO를 통해 승격의 기쁨을 맛봤다.
2021시즌에도 수원FC는 김 감독과 함께 승강 PO에서 살아남아 ‘승격 전문가’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김도균 감독 지휘를 받은 이랜드는 이번 시즌 K리그2에서 3위로 정규리그를 마쳤고, 4위 전남 드래곤즈와 K리그2 PO에서 2-2 무승부를 기록하며 승강 PO에 진출했지만 결국 전북 벽을 넘지 못했다.

선제골을 뽑아내고도 흐름을 이어가지 못한 게 아쉬웠다.
이랜드는 전반 추가시간에 몬타뉴의 크로스를 쇄도하던 실바가 머리에 맞혀 전북 골망을 흔들었다.
1-0으로 리드한 채 전반을 마친 이랜드는 오래 버티지 못하고 전북 티아고에게 동점골을 내주고 말았다.
지난 시즌 대전 하나시티즌에서 K리그1 최다 득점을 기록했던 티아고는 올 시즌 전북에서 내내 부진했다.
하지만 중요한 순간 티아고는 득점 본능을 폭발했다.
티아고는 후반 4분 김진규 크로스를 헤더로 연결하며 1-1 동점을 만들었다.
티아고는 준비한 스파이더맨 가면을 쓰고 기쁨을 나눴다.

비겨도 탈락하는 이랜드는 매섭게 전북을 몰아쳤고, 경기는 과열됐다.
후반 40분에는 전북 김태환과 이랜드 박창환이 서로 머리를 들이대며 충돌을 일으켜 동시 퇴장당하기도 했다.
10대10 싸움은 이랜드에게 불리하게 작용했다.
전북은 경기 종료 직전인 후반 52분 역습 찬스에서 전진우 패스를 받은 문선민이 역전골을 터트리며 쐐기를 박았다.

김두현 감독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상호 합의에 따라 임기가 따로 공개되지 않았던 김두현 감독은 경기 후 “(거취에 대해) 말씀드릴 수 있는 부분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두현 감독은 ‘내년 팀을 맡게 된다면 더 나은 팀으로 바꿀 자신이 있느냐’는 질문에 “네”라고 자신 있게 답한 뒤 “전북은 당연히 우승 경쟁을 해야 하는 팀”이라고 강조했다.

김도균 감독은 “승격을 이루지 못했지만 저도, 팀도, 선수들도 실패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런 경험은 큰 자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외국인 스트라이커가 없었던 부분이 아쉽지만 서재민, 백지웅, 변경준 등 젊은 선수들이 성장했다”며 “이들이 내년 더 나은 활약을 펼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 경기를 끝으로 2024 K리그는 막을 내렸다.
2025년에는 FC안양이 K리그1에서, 인천 유나이티드가 K리그2에서 새 시즌을 맞는다.
정필재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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