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세트 초반 모마를 빼는 강성형 감독의 과감한 결단...패배는 쓰지만, 수확도 있었다 [남정훈의 오버 더 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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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두 흥국생명(승점 23, 8승)과 2위 현대건설(승점 21, 7승2패)의 2024~2025 V리그 여자부 2라운드 맞대결이 펼쳐진 24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 승점 6짜리 이날 경기는 시즌 초반 선두권 판도를 좌우할 빅 매치로 관심을 모았다.
지난달 19일 시즌 개막전에서 지난 시즌 챔프전 파트너였던 흥국생명에게 1-3으로 패한 뒤 7연승 행진을 달렸던 현대건설은 이날 경기 직전 일정인 지난 21일 IBK기업은행과의 수원 홈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2-3으로 패했다.
현대건설의 ‘카메룬 특급’ 모마 바소코가 IBK기업은행의 빅토리아 댄착(우크라이나)와의 외인 맞대결에서 밀린 게 컸다.
모마는 IBK기업은행전에서 경기가 잘 풀리지 않자 평소답지 않게 짜증을 부리는 장면이 카메라에 포착되는 등 코트와 웜업존을 오가며 26점(공격성공률 36.07%)에 그치며 32점, 공격성공률 45.31%를 기록한 빅토리아에 완패했다.
흥국생명전을 앞두고 강성형 감독에게 IBK기업은행전 모마의 태도에 대해 물었다.
강 감독은 쓴 웃음을 지으며 “그 장면을 보셨네요?”라고 입을 뗀 뒤 “모마가 원래 무표정인데, 컨디션이 좀 안 좋아서 그랬는지 그런 모습이 나왔다.
오늘 경기를 앞두고 강팀이 ‘원팀’으로 해보자고, 모마뿐만 아니라 선수들에게 얘기했다”라고 말했다.
강 감독의 기대와는 달리 이날도 모마는 경기 초반 무기력했다.
공격은 상대 수비에게 걸리거나 범실을 2개나 기록했다.
주포가 막히다 보니 실점이 이어졌고, 0-8까지 벌어졌다.
그러자 강 감독은 결단을 내렸다.
모마를 코트에서 불러들이고 토종 아포짓인 나현수를 투입한 것이다.
처음 교체 때만 해도 모마가 머리를 좀 식히고 코트를 지켜보며 감을 조율한 뒤 다시 들여보내려는 의도로 보였으나 이날 모마는 다시는 코트를 밟지 못했다.
상대는 개막 8연승을 달리는 현 시점 V리그 최강의 팀인 흥국생명. 그런 팀을 상대로 외국인 주포 없이 경기를 펼치는 것은 패배를 각오한 강 감독의 결단이었다.
모마를 뺀 뒤 현대건설의 경기력은 오히려 반등했다.
1세트를 17-25로 내주긴 했지만, 초반 0-10까지 벌어졌음을 감안하면, 그 이후에는 대등하게 싸웠단 얘기다.
2세트 들어 현대건설은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국가대표 주전 세터인 김다인의 물오른 경기 운영 속에 나머지 공격수와 리베로들도 모두 국가대표급 선수들이었기에 가능한 분전이었다.
김다인과 정지윤, 이다현, 김연견은 현직 국가대표이며 양효진은 스스로 국가대표를 은퇴했지만, 본인만 원한다면 얼마든지 지금 당장 국가대표에 승선할 수 있다.
왼손잡이 토종 아포짓 나현수도 올해 국가대표에 차출됐다.
팀 공격의 1/3 이상을 책임지는 모마가 빠지자 모든 공격수들이 고른 분배를 가져가는 진정한 토털배구가 진행됐다.
위파위와 정지윤이 지키는 아웃사이드 히터들이 공격의 중심을 잡아주는 가운데, 양효진과 이다현은 리시브가 잘 올라온 상황뿐만 아니라 이단 상황에서도 개인 시간차성 오픈 공격으로 힘을 보탰다.
나현수는 후위에 가면 생산력이 뚝 떨어지긴 했지만, 적어도 전위에서는 꽤 쏠쏠한 공격력을 뽐냈다.
주전 전원이 공격에 고르게 참여하는 토털배구로 현대건설은 2세트 듀스 승부를 끈질기게 이어나갔다.
승부를 결정지은 것은 태국 국가대표인 위파위. 35-35에서 상대 외국인 선수 투트쿠(튀르키예)의 백어택이 라인을 벗어나 세트 포인트를 잡은 현대건설은 위파위가 정윤주의 등 뒤에 떨어지는 절묘한 서브득점으로 2세트를 따냈다.
3세트도 현대건설의 토털배구는 흥국생명을 상대로 대등하게 싸웠다.
22-24로 상대에게 세트 포인트를 내줬지만, 피치의 서브 범실에 이어 12번이나 이어진 랠리를 이다현의 속공으로 마무리 지며 3세트 승부도 듀스로 만드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이번 듀스 승부의 승자는 흥국생명이었다.
그 주역은 2세트에 결정적인 서브 득점을 헌납한 정윤주. 이번엔 25-25에서 상대 리시브를 무력화시키는 강스파이크 서브로 세트 포인트를 만들어냈고, 이어 ‘배구여제’ 김연경이 퀵오픈을 성공시키며 3세트를 따내며 세트 스코어를 2-1로 앞서나갔다.
모마 없이 2,3세트를 듀스 승부까지 끌고간 현대건설에겐 3세트 패배가 치명적으로 작용했다.
4세트 들어 크게 밀리며 결국 세트 스코어 1-3(17-25 37-35 25-27 12-25)로 패했다.
이날 승리로 승점 3을 챙긴 흥국생명은 승점 26(9승)으로 승점 21(7승3패)의 현대건설과의 격차를 벌렸다.
한 경기 덜 치렀음을 감안하면 그 격차는 더욱 벌어질 수 있다.
이날 승리로 흥국생명은 시즌 초반 독주할 수 있는 제반환경을 만들어냈다.
현대건설은 승점 6짜리 경기를 패하면서 시즌 첫 연패에 빠지긴 했지만, 수확도 있었다.
모마 없이도 충분히 흥국생명과 대등하게 싸울 수 있음을 증명해냈다.
V리그에서 외국인 선수 없이 상대와 대등하게 싸울 수 있는 팀을 꼽자면 남자부의 대한항공, 여자부의 현대건설, 흥국생명 정도다.
이날 현대건설은 승점 3을 잃은 대신 국내 선수들의 경쟁력을 확인했고, 경기 내내 코트 밖에서 경기를 지켜본 모마가 태도를 바꿔 돌아올 수 있다면 이날 패배는 어쩌면 약이 될지도 모른다.
강성형 감독은 모마와 불화는 아니라고 확실히 선을 그었다.
그는 “모마와 불화가 있는 것은 전혀 아니다.
전 경기에 인상 썼던 것도 있고, 컨디션이 좋지 않은 모양이다.
선수가 생각하는 컨디션과 코칭스태프가 컨디션을 이해하는 차원이 다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 선수들끼리 패배는 했지만, 열심히 한 경기였다”고 덧붙였다.
이날 강 감독은 4세트 1-3 상황에서 공격이 이다현에게 막힌 투트쿠가 그 공을 다시 잡는 장면에서 명백한 캐치볼이라고 강한 항의를 하다 경고를 받기도 했다.
평소와 답지 않게 흥분했던 강 감독이다.
이전 세트에서 현대건설은 캐치볼 반칙을 불렸지만, 흥국생명은 캐치볼 반칙을 불지 않은 게 폭발한 모양새다.
심판진에게 강하게 어필하며 “홈이라서 그런거야?”라고 말하는 장면이 카메라에 담기기도 했다.
강 감독은 “이전 IBK기업은행전에서도 오버넷이 명백한 오심이 나와서 그 세트를 내줬다.
심판진이 판정 기준을 잘 세워야한다”고 주장했다.
인천=남정훈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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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9일 시즌 개막전에서 지난 시즌 챔프전 파트너였던 흥국생명에게 1-3으로 패한 뒤 7연승 행진을 달렸던 현대건설은 이날 경기 직전 일정인 지난 21일 IBK기업은행과의 수원 홈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2-3으로 패했다.
현대건설의 ‘카메룬 특급’ 모마 바소코가 IBK기업은행의 빅토리아 댄착(우크라이나)와의 외인 맞대결에서 밀린 게 컸다.
모마는 IBK기업은행전에서 경기가 잘 풀리지 않자 평소답지 않게 짜증을 부리는 장면이 카메라에 포착되는 등 코트와 웜업존을 오가며 26점(공격성공률 36.07%)에 그치며 32점, 공격성공률 45.31%를 기록한 빅토리아에 완패했다.
흥국생명전을 앞두고 강성형 감독에게 IBK기업은행전 모마의 태도에 대해 물었다.
강 감독은 쓴 웃음을 지으며 “그 장면을 보셨네요?”라고 입을 뗀 뒤 “모마가 원래 무표정인데, 컨디션이 좀 안 좋아서 그랬는지 그런 모습이 나왔다.
오늘 경기를 앞두고 강팀이 ‘원팀’으로 해보자고, 모마뿐만 아니라 선수들에게 얘기했다”라고 말했다.
강 감독의 기대와는 달리 이날도 모마는 경기 초반 무기력했다.
공격은 상대 수비에게 걸리거나 범실을 2개나 기록했다.
주포가 막히다 보니 실점이 이어졌고, 0-8까지 벌어졌다.
그러자 강 감독은 결단을 내렸다.
모마를 코트에서 불러들이고 토종 아포짓인 나현수를 투입한 것이다.
처음 교체 때만 해도 모마가 머리를 좀 식히고 코트를 지켜보며 감을 조율한 뒤 다시 들여보내려는 의도로 보였으나 이날 모마는 다시는 코트를 밟지 못했다.
상대는 개막 8연승을 달리는 현 시점 V리그 최강의 팀인 흥국생명. 그런 팀을 상대로 외국인 주포 없이 경기를 펼치는 것은 패배를 각오한 강 감독의 결단이었다.
모마를 뺀 뒤 현대건설의 경기력은 오히려 반등했다.
1세트를 17-25로 내주긴 했지만, 초반 0-10까지 벌어졌음을 감안하면, 그 이후에는 대등하게 싸웠단 얘기다.
2세트 들어 현대건설은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국가대표 주전 세터인 김다인의 물오른 경기 운영 속에 나머지 공격수와 리베로들도 모두 국가대표급 선수들이었기에 가능한 분전이었다.
김다인과 정지윤, 이다현, 김연견은 현직 국가대표이며 양효진은 스스로 국가대표를 은퇴했지만, 본인만 원한다면 얼마든지 지금 당장 국가대표에 승선할 수 있다.
왼손잡이 토종 아포짓 나현수도 올해 국가대표에 차출됐다.
팀 공격의 1/3 이상을 책임지는 모마가 빠지자 모든 공격수들이 고른 분배를 가져가는 진정한 토털배구가 진행됐다.
위파위와 정지윤이 지키는 아웃사이드 히터들이 공격의 중심을 잡아주는 가운데, 양효진과 이다현은 리시브가 잘 올라온 상황뿐만 아니라 이단 상황에서도 개인 시간차성 오픈 공격으로 힘을 보탰다.
나현수는 후위에 가면 생산력이 뚝 떨어지긴 했지만, 적어도 전위에서는 꽤 쏠쏠한 공격력을 뽐냈다.
주전 전원이 공격에 고르게 참여하는 토털배구로 현대건설은 2세트 듀스 승부를 끈질기게 이어나갔다.
승부를 결정지은 것은 태국 국가대표인 위파위. 35-35에서 상대 외국인 선수 투트쿠(튀르키예)의 백어택이 라인을 벗어나 세트 포인트를 잡은 현대건설은 위파위가 정윤주의 등 뒤에 떨어지는 절묘한 서브득점으로 2세트를 따냈다.
3세트도 현대건설의 토털배구는 흥국생명을 상대로 대등하게 싸웠다.
22-24로 상대에게 세트 포인트를 내줬지만, 피치의 서브 범실에 이어 12번이나 이어진 랠리를 이다현의 속공으로 마무리 지며 3세트 승부도 듀스로 만드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이번 듀스 승부의 승자는 흥국생명이었다.
그 주역은 2세트에 결정적인 서브 득점을 헌납한 정윤주. 이번엔 25-25에서 상대 리시브를 무력화시키는 강스파이크 서브로 세트 포인트를 만들어냈고, 이어 ‘배구여제’ 김연경이 퀵오픈을 성공시키며 3세트를 따내며 세트 스코어를 2-1로 앞서나갔다.
모마 없이 2,3세트를 듀스 승부까지 끌고간 현대건설에겐 3세트 패배가 치명적으로 작용했다.
4세트 들어 크게 밀리며 결국 세트 스코어 1-3(17-25 37-35 25-27 12-25)로 패했다.
이날 승리로 승점 3을 챙긴 흥국생명은 승점 26(9승)으로 승점 21(7승3패)의 현대건설과의 격차를 벌렸다.
한 경기 덜 치렀음을 감안하면 그 격차는 더욱 벌어질 수 있다.
이날 승리로 흥국생명은 시즌 초반 독주할 수 있는 제반환경을 만들어냈다.
현대건설은 승점 6짜리 경기를 패하면서 시즌 첫 연패에 빠지긴 했지만, 수확도 있었다.
모마 없이도 충분히 흥국생명과 대등하게 싸울 수 있음을 증명해냈다.
V리그에서 외국인 선수 없이 상대와 대등하게 싸울 수 있는 팀을 꼽자면 남자부의 대한항공, 여자부의 현대건설, 흥국생명 정도다.
이날 현대건설은 승점 3을 잃은 대신 국내 선수들의 경쟁력을 확인했고, 경기 내내 코트 밖에서 경기를 지켜본 모마가 태도를 바꿔 돌아올 수 있다면 이날 패배는 어쩌면 약이 될지도 모른다.
강성형 감독은 모마와 불화는 아니라고 확실히 선을 그었다.
그는 “모마와 불화가 있는 것은 전혀 아니다.
전 경기에 인상 썼던 것도 있고, 컨디션이 좋지 않은 모양이다.
선수가 생각하는 컨디션과 코칭스태프가 컨디션을 이해하는 차원이 다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 선수들끼리 패배는 했지만, 열심히 한 경기였다”고 덧붙였다.
이날 강 감독은 4세트 1-3 상황에서 공격이 이다현에게 막힌 투트쿠가 그 공을 다시 잡는 장면에서 명백한 캐치볼이라고 강한 항의를 하다 경고를 받기도 했다.
평소와 답지 않게 흥분했던 강 감독이다.
이전 세트에서 현대건설은 캐치볼 반칙을 불렸지만, 흥국생명은 캐치볼 반칙을 불지 않은 게 폭발한 모양새다.
심판진에게 강하게 어필하며 “홈이라서 그런거야?”라고 말하는 장면이 카메라에 담기기도 했다.
강 감독은 “이전 IBK기업은행전에서도 오버넷이 명백한 오심이 나와서 그 세트를 내줬다.
심판진이 판정 기준을 잘 세워야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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