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3] 왕조 동경하던 ‘삼린이’ 황동재의 PS 데뷔전… ‘3이닝 무실점’ 합격 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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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황동재가 1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LG와의 2024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3차전에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주어진 만큼, 결국 해냈다.
프로야구 삼성의 우완 투수 황동재는 1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LG와의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PS) 플레이오프(PO·5전3선승제) 3차전에 선발 등판해 3이닝 1피안타 3탈삼진 3볼넷 무실점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2020 KBO 신인드래프트에서 1차 지명으로 삼성 유니폼을 입은 유망주의 설레는 PS 데뷔전이었다.
어깨는 무거웠다.
삼성은 당초 PS에서 코너 시볼드-원태인-데니 레예스로 이어지는 탄탄한 3선발을 가동하고 싶었지만, 코너가 시즌 막바지 입은 견갑골 부상으로 PO 엔트리 승선이 불발되고 말았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그 자리를 두고 황동재와 이승현(좌완) 사이에서 장고를 거듭했다.
그리고 결국 좌타 상대 쓰임새를 고려해 이승현을 불펜으로 못박았고, 황동재에게 선발 중책을 맡기게 됐다.
2001년생, 만 22세로 가을의 첫 마운드를 밟은 황동재였다.
씩씩하게 공을 뿌렸다.
1회말 리드오프 홍창기를 안타로 내보냈지만, 삼진 2개를 곁들여 차분하게 이닝을 닫았다.
2회말은 위기가 찾아왔다.
첫 타자 오지환을 볼넷으로 내보내 도루를 허용했고, 이어 문보경의 큰 뜬공서 3루까지 내주고 말았다.
하지만 박동원의 투수 강습 땅볼을 직접 잡아 침착한 협살 플레이를 연결시킨 끝에 실점을 피했다.
삼성 황동재가 LG 박해민을 삼진으로 잡아내고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사진=뉴시스 |
3회말도 위기는 있었다.
1사 후 홍창기를 볼넷으로 내보낸 것. 그러나 발 빠른 신민재에게 유격수 방면 병살타를 유도하면서 주먹을 불끈 쥐었다.
4회말에도 일단 마운드에 올랐다.
하지만 첫 타자 오스틴 딘에게 볼넷을 내주며 흔들렸다.
이날만 3번째 선두타자 출루 허용이었다.
이어 김현수 타석에서 볼 하나가 들어오자 박 감독은 미련없이 투수 교체 버튼을 눌렀다.
남겨둔 책임 주자는 홈을 밟지 못했다.
이어 등판한 이승현(좌완)이 날카로운 견제사로 오스틴을 지워줬다.
이어 오지환-문보경을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황동재가 열었던 4회말도 무실점으로 물들였다.
떨렸을 무대, 황동재는 합격점을 받아들었다.
이날 56구를 뿌린 가운데 패스트볼(24구) 최고 구속은 시속 147㎞가 찍혔다.
슬라이더(28구)의 움직임도 나쁘지 않았다.
커브(2구), 포크(2구)도 곁들여졌다.
삼성 팬들에게는 ‘삼린이’가 펼친 호투라는 점이 더 반갑다.
황동재는 율하초-경운중-경북고를 나온 대구 토박이다.
삼성이 왕조를 구축했던 2010년대 초반, 황동재는 대구 시민운동장에서 2012·2013 한국시리즈 우승을 직접 지켜봤다.
그렇게 키운 야구선수의 꿈이 이날 잠실에서의 잊을 수 없는 순간으로 피어올랐다.
삼성 황동재(오른쪽)가 좌완 이승현과 교체되며 마운드를 떠나고 있다. 사진=뉴시스 |
잠실=허행운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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