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호와 야유 속에서 에르난데스가 세이브 올린 그날, 재현하면 LG 긴 가을 길 열린다 [준P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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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잠실=윤세호 기자] “듣고 난 후에 계속 귓속에서 맴돌았다.
정말 기분 좋았다.
”
사실상 3위를 확정지은 순간이었다.
잠실 더비 더블헤더 2차전. 1차전 패배를 설욕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8회 마운드에 올랐다.
몇 달 전 처음 한국 땅을 밟았을 때는 상상도 하지 못했던 중간 등판. 그런데도 그는 1차전 선발 등판 헤드샷 퇴장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2이닝 퍼펙트 피칭으로 세이브를 올렸다.
LG의 가을 승리를 책임지게 된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29)의 9월21일 투구였다.
포스트시즌과 다를 게 없는 분위기였다.
2만3750석 매진 경기였고 관중들은 경기만큼이나 치열한 응원전을 펼쳤다.
에르난데스가 1차전에 이어 2차전에 깜짝 등판하는 순간, 3루 관중석에서는 야유가 나왔다.
하지만 야유만으로 끝나지 않았다.
에르난데스가 막강한 구위를 뽐내며 아웃카운트를 올리고 세이브를 달성하자 1루 관중석에서 야유보다 더 큰 환호가 터져 나왔다.
이날 에르난데스의 최고 구속 153㎞ 속구는 구속 이상으로 묵직하게 포수 미트에 꽂혔다.
그리고 이 경기는 LG의 가을 마운드 운영에 굵직한 힌트가 됐다.
선발과 불펜의 극심한 불균형을 해소할 수 있는 해답이 보였다.
정규시즌 LG 선발진은 주요 지표에서 상위권에 자리했다.
선발 평균자책점 4.26(2위). 선발 755이닝(3위). 퀄리티스타트 58회(1위)였다.
에르난데스 외에 디트릭 엔스 손주영 임찬규 최원태 모두 퀄리티스타트 10번 이상을 기록했다.
특급 에이스는 없지만, LG만큼 5명의 선발 투수를 고르게 갖춘 팀도 없다.
불펜진은 정반대다.
평균자책점 5.21(6위)로 2018년 이후 6년 만에 평균 이하의 불펜이 됐다.
2021년부터 2023년까지 3년 연속 불펜 평균자책점 1위 팀의 뒷문이 순식간에 헐거워졌다.
가을에는 다를 수 있다.
변칙이 난무하는 가을 야구에서 LG 염경엽 감독은 일찍이 에르난데스의 불펜행을 결정했다.
에르난데스가 두산과 더블헤더 2차전 모습을 재현한다면 불펜 업그레이드를 기대할 수 있다.
염 감독은 준플레이오프(준PO) 1차전 하루 전날인 4일 잠실 훈련을 마치고 “예고한 것처럼 에르난데스가 준PO 시리즈에서 불펜으로 대기한다”고 했다.
이어 그는 지난달 21일 더블헤더 2차전을 떠올리며 “그때 에르난데스가 막아주지 못했다면, 우리가 KT와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했을지도 모른다”면서 “에르난데스가 흔쾌히 불펜행을 수용해줬다.
외국인 투수 입장에서 쉽지 않은 결정인데 어떻게든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고 하더라. 많이 고마웠다”고 덧붙였다.
에르난데스도 9월21일 더블헤더 2차전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었다.
4일 훈련을 마친 후 그는 “마운드에 오르는 순간 3루 관중석에서 야유가 들렸다.
1차전 사구가 있었기 때문에 이해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래도 집중해서 던지겠다는 마음으로 투구했다”며 “세이브를 올리고 나서 1루 관중석에서 내 이름을 외치는 환호도 들렸다.
듣고 난 후에 계속 귓속에서 맴돌았다.
정말 기분 좋았다”고 미소 지었다.
사령탑의 요청을 수락한 것을 두고는 “가장 중요한 것은 팀이 승리하는 것이다.
팀이 승리하는 데 보탬이 될 수 있다면 무슨 보직이든 수락할 것”이라며 “감독님께서 중간 투수를 요청하시며 중간 투수로 등판하는 게 팀 승리에 보탬이 된다고 하셨다.
당연히 하겠다고 했다.
정규시즌 중에도 중간 등판을 해봤기 때문에 문제도 없다”고 했다.
에르난데스는 더블헤더 2차전에 앞선 8월29일 잠실 KT전에서도 중간 투수로 마운드에 섰다.
당시 7회에 등판해 1이닝 1안타 3삼진 무실점으로 임무를 완수했다.
5일 다시 KT와 맞붙는 준PO 1차전에서는 리드시 8회 혹은 9회 등판이 유력하다.
마무리 유영찬이 부친상으로 1차전을 결장할 확률이 높다.
1차전에서는 에르난데스가 유영찬을 대신해 세이브 상황을 책임질 전망이다.
염 감독은 “준PO에서 에르난데스는 길면 2이닝까지 던질 것이다.
3이닝까지는 던지게 하지 않을 것”이라며 “1차전은 세이브 상황에서 나갈 수도 있다.
에르난데스가 유영찬을 대신해 경기 막바지에 등판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에르난데스는 포스트시즌 세이브를 올리는 순간을 두고 “분명 잠실구장 분위기가 굉장할 것이다.
기대도 되고 긴장도 좀 된다”며 “무엇보다 내가 할 일은 투수로서 타자를 잡는 일이다.
적극적으로 승부하면서 팀이 기대하는 역할을 해내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우승을 하고 싶어서 LG에 왔다.
팀이 우승하기 위해서는 분명 희생하는 선수가 필요하다.
우승 하나만 바라보면서 최선을 다해 공을 던질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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