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대가 올라갈 정도로 좋네요”…‘나비 검사’ 권효경, 銀인데 이렇게 좋아할 수 있을까 [파리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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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파리=김동영 기자] “상상도 못한 메달이에요.”

36년 만에 펜싱 금메달을 노렸다.
눈앞까지 왔는데 벽에 막혔다.
‘나비 검사’ 권효경(23·홍성군청)이 개인전 결승까지 올랐으나 아쉬운 은메달이다.
그러나 권효경은 “너무 좋다”고 했다.

청명하고 날카로운 기합소리로 상대를 압도하는 권효경은 7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 패럴림픽 휠체어펜싱 여자 에페A 결승에서 천위앤둥(중국)을 맞아 3라운드까지 가는 긴 승부 끝에 6-15로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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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써 권효경은 1996 애틀랜타 대회에서 박태훈이 동메달을 따낸 후 28년 만에 패럴림픽 휠체어펜싱에서 메달을 딴 한국 선수가 됐다.
침체기에 머물러 있던 한국 휠체어펜싱에 새 희망을 안겼다.

금빛이었으면 더 좋을 뻔했다.
1988 서울대회(금메달 3개, 은메달 1개) 이후 36년 만에 금메달을 따낼 기회가 왔다.
이루지 못했다.
살짝 아쉽다.
그래도 권효경은 웃었다.
은메달도 36년 만이다.
충분히 좋은 성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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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후 권효경은 “패럴림픽 첫 메달이다.
상상도 못 한 메달이어서 기분이 아주 좋다.
다음 패럴림픽에 한 번 더 나가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메달을 더 따고 싶어졌다”고 말했다.

36년 만에 최고 성적이라고 하자 “전혀 몰랐다.
광대가 올라갈 정도로 기분이 좋네요. 제가 이런 기록을 내다니 너무 좋다.
지더라도 좀 홀가분하게 졌다는 마음으로 내려온 것 같다”며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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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효경은 준결승에서 헝가리의 베레스 아마릴라를 접전 끝에 15-13으로 물리치며 결승에 진출하는 일대 파란을 일으켰다.

사실 이번 대회 권효경이 결승에까지 진출할 것이라는 예상은 많지 않았다.
뛰어난 가능성을 지니고 있지만, 경험 많은 세계 최정상권 선수들에게는 다소 못 미친다는 평가. 지난해 항저우 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에서도 에페 단체전에서만 동메달을 따냈고, 개인전 3종목(사브르, 플뢰레, 에페)에서는 모두 5위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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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권효경은 남몰래 파리 패럴림픽을 위해 칼날을 벼렸다.
준결승에서 입증했다.
베레스는 2020 도쿄대회 금메달을 따낸 세계 최정상 검객이다.

앞서 권효경은 2022년 9월 열린 휠체어펜싱 월드컵에서 베레스를 꺾고 우승을 차지한 적이 있다.
이때를 떠올리며 준결승에 임했다.
막판까지 1점 차 접전을 펼치다 끝내 마지막 포인트를 따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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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승상대는 중국의 천위앤둥은 지난해 이탈리아 월드챔피언십과 2022 항저우 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를 통해 이 종목의 새로운 최강자로 떠오른 인물이다.
항저우대회 에페 개인전 금메달리스트다.
여기에 단체전 사브르, 플뢰레, 에페 등에서도 금메달을 따내며 4관왕에 오른 중국의 에이스다.

실력은 더 정교해졌다.
이미 파리 패럴림픽에서 플뢰레 단체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 기세를 에페 개인전에서도 이어갔다.
그리고 권효경이 천위앤둥을 끝내 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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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피리어드는 팽팽했다.
3-5로 끝났다.
2피리어드에서 밀렸다.
천위앤둥의 공격을 제대로 제어하지 못했다.
어는 순간 4-12까지 벌어지고 말았다.
3피리어에서 권효경이 다시 힘을 냈으나 좀처럼 격차를 좁히지 못했다.
그대로 패하고 말았다.

권효경은 최선을 다했다.
기술과 투지를 모두 검에 담아 휘둘렀다.
상대에 조금 못 미쳤을 뿐이다.
승부가 끝난 뒤 마스크를 벗은 권효경의 표정에 아쉬움은 묻어있지 않았다.
특유의 환한 미소로 상대에게 악수를 청했다.
승부는 졌을지언정 매너와 스포츠맨십에서는 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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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효경은 “하고 싶은 대로 즐겁게 하자는 마음으로 나섰다.
후회 없이 한 것 같다”며 “지금 기분이 너무 좋다.
숙소에 들어가서 마음을 가라앉혀야 할 것 같다”고 말하며 다시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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