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거→장애인 사격선수’ 유연수, 직접 본 패럴림픽에 “LA서 메달 따고 싶다” [파리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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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파리=김동영 기자] K리그 선수에서 장애인 사격 선수로 변신했다.
원한 상황은 아니지만, 변화 자체는 자기 의지다.
유연수(26)가 패럴림픽 현장을 찾았다.

유연수는 30일(현지시간) 다큐멘터리 촬영차 2024 파리 패럴림픽 사격 대회가 열리는 프랑스 샤토루 사격센터를 방문했다.
“정말 새로운 경험이었다”며 “마침 내가 온 날 금은동 메달을 다 볼 수 있어서 기분 좋은 하루였다“고 말했다.

이날 한국 사격대표팀은 P1 남자 10m 공기권총 조정두(BDH파라스)와 R2 여자 10m 공기소총 입사 이윤리(완도군청), R4 혼성 10m 공기소총 입사 서훈태(코오롱)가 제각기 금·은·동을 따내면서 그야말로 메달 잔치를 벌였다.

동메달리스트 서훈태와 친분이 있다는 유연수는 “사격을 위해 무슨 운동부터 시작해야 하고, 총 관리는 누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을 자세하게 많이 알려줘 도움이 됐다”며 “첫 패럴림픽에서 동메달을 딴 것만으로도 참 대단하고, 다음 대회 때 더 잘하면 되니 실망하지 않았으면 한다.
항상 응원한다”고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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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훈태는 “내게 많이 물어봤고, 얘기를 많이 해주면서 친해졌다.
다친 지 얼마 안 됐다.
여러 종목을 생각해서 어떤 게 자신에게 맞는 운동인지, 그런 것을 많이 물어보더라. 나도 많은 스포츠를 경험했는데, 일단 경험을 하면 맞는 스포츠가 있을 거라고 얘기해줬다”고 설명했다.

유연수는 원래 축구선수였다.
호남대 시절 대학 정상급 골키퍼로 군림했다.
2020년 제주 유나이티드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불과 2년 만에 사고를 당했다.
동료 선수들과 숙소로 복귀하던 중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하반신이 마비됐다.
결국 작년 11월 축구 선수로 한창인 나이에 선수 생활을 마무리했다.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상황. 좌절하지 않았다.
재활치료를 하며 재활훈련센터 운영, 바리스타 등에 끝없이 도전했다.
그 길의 끝에서 다시 승부의 세계로 돌아왔다.
장애인 체육에 도전하기로 했다.

여러 종목에서 러브콜을 받았다.
사격을 택했다.
유연수는 “몸이 좋은데 왜 사격을 하냐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며 “사격은 한 발, 한 발에 순위가 정해지는데 그게 너무 매력적이었고, 강한 집중력을 발휘해야 하는 게 내가 예전에 했던 골키퍼와도 맞닿아 있어 좋다”고 말했다.

이어 “더 성장하는 모습 보여드리고, 나도 빨리 스포츠를 시작해서 내가 만족하는 만큼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며 “사격이라고 하면 지금은 은퇴를 하셨지만 그 집중력 하나는 또 진종오 아닌가. 그런 집중력을 닮고 싶고 저도 열심히 해서 그런 선수가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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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연수가 새로운 꿈을 키우는 데에는 아버지 유웅삼(58)씨의 조력이 컸다.
이날 경기 현장에 함께 온 유웅삼씨는 “사고 후 생업으로 했던 개인택시를 잠시 세워두고 아들만 봤다”며 “아들이 조금씩 변화하고 희망을 갖는 모습에 하나도 힘들지 않았다.
그저 아버지로서 한없이 응원할 뿐이다”고 말했다.

그는 아들의 장점으로 “뭐든 차분하고 끈기 있게 집중력을 발휘하는 것”을 꼽으며 “사실 내 아들은 처음부터 축구를 잘해서 프로에 간 게 아니고, 완전히 노력파다.
누구보다 열심히 했고, 이번에도 그럴 거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유연수의 목표는 명확하다.
한국 사격 국가대표로 선발돼 4년 뒤 2028 로스앤젤레스(LA) 패럴림픽에 가는 것이다.

유연수는 “나를 위해 부모님들이 많이 힘든 시간을 보냈는데, 그만큼 내가 사격을 잘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각오를 다졌다.
이어 “스스로 만족스러운 성적을 내는 데 집중하겠다.
그렇게만 한다면 2028 LA 패럴림픽에도 나갈 수 있고, 메달도 딸 수 있지 않겠느냐”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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