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한 출전 요구 없었다” 배드민턴협회 공식 입장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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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년 만의 올림픽 단식 금메달을 선사한 ‘여제’ 안세영의 폭탄 발언 이후 침묵하던 대한배드민턴협회가 드디어 공식 입장을 내놨다.
10페이지 분량의 보도자료를 배포하며 부실했던 부상 관리 등 논란에 대해 “무리한 출전 요구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협회는 7일 ‘안세영 선수 인터뷰 및 관련 기사에 대한 협회의 입장 표명’이라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협회는 우선 “파리올림픽 여자 단식 결승전 직후 안세영 선수의 인터뷰로 인해 파리 올림픽이라는 축제의 장을 무겁게 만든 점에 대하여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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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안세영 선수가 7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한 뒤 취재진 질문을 듣고 있다.
뉴시스
협회는 자체적인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리겠다고 했다.
협회는 “빠른 시일 내에 국가대표팀 코칭스태프와 안세영 등 선수들과 면담을 진행하고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려 소상히 그 내용과 문제점을 파악해 선수들을 보호할 수 있는 적절한 조치를 하겠다”고 했다.

여러 논란에 대해 조목조목 해명한 협회는 첫 째로 안세영에게 무리하게 국제 대회 출전을 강요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협회는 “안세영 선수는 올림픽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참가 자격과 1번 시드를 획득, 유지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했다”며 “협회에서는 국제 대회에 참가하는 과정에서 몸 상태를 고려하지 않고 선수의 대회 참가 여부 의사를 무시한 채 무리하게 국제 대회에 참가시킨 대회는 없었다”고 했다.

또 협회는 ‘벌금 때문에 무리한 대회 참가를 지시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도 “세계배드민턴연맹(BWF)에서는 선수의 부상에 적절한 진단서(의사가 해외 여행을 금지하는 내용의 진단서)를 제출 후 면제 승인을 받을 경우 벌금 및 제제를 면제하는 규정을 두고 있다”고 했다.
이어 “안세영 선수 역시 항저우 아시안게임 이후 지난해 덴마크, 프랑스 오픈에 불참하는 과정에서 구비 서류를 제출 후 BWF로부터 어떠한 벌금과 제재를 받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안세영이 금메달 획득 직후 말한 ‘제 부상은 생각보다 심각했다.
안일하게 생각한 대표팀에 실망했다’고 언급한 부분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협회의 자료에 따르면 안세영은 아시안게임 뒤 지난해 10월8일 입국 뒤 개인적으로 병원을 방문해 MRI 촬영을 받았다.
이후 다음날 서울 송파구 소재 정형외과 재활의학과에 국가대표팀 김지은 트레이너와 동행해 MRI 판독을 했다.
당시 “2주간 절대적인 휴식 및 안정이 필요하며, 재활까지는 4주가 걸릴 것”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병원에서는 당분간 국제 대회 출전이 어렵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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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귀국한 김택규 대한배드민턴협회장이 인천공항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파리올림픽에 동행한 김 회장은 선수단보다 먼저 돌아왔다.
연합뉴스
협회는 “안세영은 이후 본인 요청으로 소속팀(삼성생명)에서 5주 재활 훈련을 진행한 뒤 선수 본인의 강한 의지로 지난해 일본 마스터즈 대회(최종 3위)와 중국 마스터즈 대회(최종 16강)에 출전했다”고 전했다.
즉 협회가 아닌 선수 본인의 의지로 부상 이후 대회에 나섰다는 의미다.

부상 이후 출전한 대회서 조기 귀국 요청이 이뤄지지 않은 점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협회는 “안세영은 올해 초 말레이시아 오픈 우승 뒤 인도 오픈 8강전에서 허벅지 부상으로 기권했다”며 “안세영은 8강전 기권 후 금요일 밤 조기 귀국을 요청했지만 코칭스태프는 휴일 귀국으로 즉시 진단 및 치료하기는 어렵고, 부상 부위에 대한 진단이 정확히 되지 않은 상태라 휴식 및 부상 부위 안정을 취한 뒤 선수단과 함께 귀국하는 게 더 낫다고 판단해 조기 귀국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인도에서 안세영 선수의 진단 및 치료를 하기에는 신뢰도가 떨어져 병원 이용 조치는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안세영을 위한 특별한 지원도 강조했다.
협회는 “올림픽에 참가하는 12명 선수 중 안세영 선수에게는 2024년 2월부터 전담 트레이너를 지원했다”고 전했다.
이어 “프랑스 파리 플랫폼 도착 이틀 뒤 안세영 선수는 훈련 중 불의의 발목 힘줄 손상 소견으로 대한체육회와 협의 하에 체육회 의무팀 치료와 파리 소재 한의원 진료 지원이 가능했다”며 “그러나 안세영 선수가 치료를 받기 원하여 지명한 한의사를 서울에서 섭외해 신속하게 파리로 파견(7월 22일 인천 출국, 8월 4일 파리 출국)해 1100만원 이상의 경비를 소요하며 치료를 지원했다”고 강조했다.


오진과 관련해서 협회는 “안세영 선수가 이야기한 병원 오진에 관련된 사항은 선수가 방문해 진료를 받은 병원과 진료 및 치료 기록 등을 소상히 파악해 어떤 부분에서 오진으로 선수가 고통을 받았는지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안세영이 수차례 고마운 마음을 전한 한수정 트레이너의 계약 관련 내용도 설명했다.
안세영의 폭탄 발언 이후 일각에선 이번 파리 올림픽에 한 트레이너가 동행하지 못해 불만을 품었다는 시각도 있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닌 오해라는 것이다.
한 트레이너 본인의 의사로 함께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협회는 “안세영 선수가 자주 언급하는 '트레이너 쌤' 한수정 트레이너는 지난해 6월 국가대표팀에서 마사지를 통한 선수들 회복을 도울 수 있는 컨디셔닝 관리사를 요청해 공개 채용했다”면서 “당초 올해 6월까지 계약이었지만 올림픽 종료까지는 안세영 선수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올림픽 종료시까지 계약 연장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한 트레이너의 파리행 거절로 인하여 선수단의 사전 훈련 캠프 출발일인 7월 12일까지만 계약을 연장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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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단식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뒤 안세영이 7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안세영은 금메달 획득 후 대한배드민턴협회의 부조리를 지적하며 논란이 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안세영은 “대표팀에서 나간다고 해서 올림픽을 못 뛰는 것은 선수에게 야박하지 않나 싶다”면서 “단식과 복식은 엄연히 다른데 선수 자격을 박탈하면 안 된다”고 말한 바 있다.
이와 관련 협회는 “관련 규정이 무시될 경우 선수들의 국가대표팀 이탈에 대한 우려가 상당해 협회가 국가대표 운영에 있어 상당한 고민에 빠지게 될 것”이라면서 “올림픽의 참가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헌장에 의거해 최종 결정 권한은 대한올림픽위원회에 있어 협회가 임의적 결정으로 선수에 참가 권한을 부여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고 전했다.

특히 협회는 “단식 선수에게 복식 경기를 하도록 종용한 사례는 있을 수도 없는 일”이라면서 “안세영 선수의 대표팀 결별 관련 발언에 협회는 배드민턴 더 나아가 한국 스포츠의 중요한 선수가 국가대표팀을 떠나게 하지 않도록 심도 있는 면담 등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마지막으로 안세영 선수가 파리 공항에서 언급한 대한체육회의 코리아하우스 기자 회견 불참과 관련해 협회에서는 안세영 선수에게 ‘아무 말도 하지 말고 기다려’라거나 회견에 불참하도록 의사를 전달하거나 지시를 한 바가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안세영은 이날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하며 “나는 싸우려는 의도가 아니었다.
운동에만 전념하고 싶은 마음을 호소하고 싶었고, 이해해 달라는 마음으로 드리는 말씀이었다”고 한발 물러섰다.
이어 “이제 막 도착했고, 아직 협회와 나눈 이야기가 없다.
팀과도 상의한 게 없어서 더 자세한 건 상의 후 말씀드리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장한서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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