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왕의 대관식이 파리에서 열린다, 그랜드슬램 앞둔 안세영 “상대가 누구든 상관없어, 내 플레이에 올인”[SS파리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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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파리=정다워 기자] 셔틀콕 ‘여왕’ 안세영(22·삼성생명)이 유럽의 중심에서 대관식을 거행할 준비를 마쳤다.

안세영은 4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포르트 드 라 샤펠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4강전에서 그레고리아 마리스카 툰중(인도네시아·세계랭킹 8위)에 2-1(11-21 21-13 21-16) 승리하며 결승에 진출했다.

안세영은 지난 8강전과 마찬가지로 첫 게임을 상대에게 빼앗겼다.
집중력이 떨어진 듯 허탈한 실점을 반복하다 손쉽게 기선을 제압당했다.
어렵게 경기를 시작했지만 2게임부터 분위기를 완전히 바꿨다.
특유의 완급 조절, 체력전에서 승리하며 툰중의 기를 빼앗았고, 비교적 여유로운 점수 차로 2~3게임을 가져오며 역전승을 거뒀다.
툰중도 인정할 수밖에 없는 안세영의 완승이다.
툰중과 상대 전적은 8전승이 됐다.

안세영은 이번 대회에서 그랜드슬램을 노린다.
안세영은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와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챔피언에 등극했다.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딸 경우, 만 22세의 어린 나이에 메이저 대회를 모두 석권하는 역사를 쓰게 된다.
무릎 부상을 안고 올림픽에 출전한 안세영은 파리의 여왕이 되기 직전까지 도달했다.

개인은 물론이고 한국 배드민턴에도 중요한 시점이다.
한국 여자 배드민턴은 1996 애틀랜타올림픽에서 방수현이 금메달을 딴 후 단식에서 우승하지 못했다.
안세영은 무려 28년 만의 금맥 복원을 눈앞에 두고 있다.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안세영은 “금메달이 정말 욕심난다.
하지만 아직 대회가 끝나지 않았다.
개인적인 마음은 잠시 접어두고, 일단 내가 해야 할 일에 올인할 생각”이라며 차분하게 결승전을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안세영의 금메달 획득 가능성이 높은 이유가 있다.
숙적 천위페이(중국)가 8강에서 탈락했다.
안세영으로서는 가장 까다로운 상대가 사라졌다.
천위페이와의 상대 전적에서 8승12패로 밀린다.
최근에는 안세영이 우위에 있지만, 쉽지 않은 적이다.

안세영은 “결승에서 천위페이와 붙어보고 싶었다.
그림이 딱 멋있을 것 같았는데 아쉽기도 하다”라면서도 “내가 우승해야 하기 때문에 그 결과는 굳이 생각하고 싶지 않다.
상대가 누구든 상관없다.
천위페이가 아니더라도 모든 선수가 라이벌이다.
다 잘한다.
올림픽에서는 변수도 많다.
천위페이가 없다고 내게 금메달을 주는 것도 아니다.
신경쓰지 않고 내 플레이 하는 게 관건”이라고 차분하게 말했다.

안세영은 최근 국제 대회에서의 성과를 통해 전 국민적 관심을 받고 있다.
여자 단식 결승은 한국시간으로 5일 오후 4시45분 열린다.
황금 시간대로 안세영의 대관식에 이목이 쏠린다.

그는 “나도 정말 꿈꾼 무대다.
응원을 받은 덕분에 포기하지 않고 여기까지 달려왔다.
더 많이 힘낼 수 있게 응원해주시면 좋겠다”며 “세리머니 상상도 정말 많이 한다.
잠도 잘 못잔다.
들뜬 마음을 내려놓기가 힘들지만 낭만 있게 끝낼 수 있도록 결승전만 생각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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