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은 뜨겁게, 머리는 차갑게…‘승부사’ KIA 이범호 감독의 경기 운영 방식 [SS 시선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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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황혜정 기자] “이길 경기는 무조건 잡습니다.
”
올시즌 KIA 이범호 감독의 경기 운영 철학이다.
이길만한 경기, 이겨야만 하는 경기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승리하겠다는 다부진 각오가 엿보였다.
그 다짐이 지난 17일 광주 삼성-KIA전에서 나왔다.
9-5로 앞선 상황이었지만, 아웃카운트 하나만 더 잡으면 승리 요건을 챙기는 선발투수를 과감히 강판시켰다.
그것도 ‘대투수’ 양현종을 말이다.
양현종은 지난 17일 4.2이닝 동안 5실점하고 강판했다.
5회 1,2루 위기를 맞았지만 아웃카운트 하나면 이닝을 마치고 승리 요건을 달성할 수 있었다.
대부분의 감독들은 이 상황에서 선발 투수를 믿고 맡긴다.
점수 차이도 있고, 투구수도 87개로 여유가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선수 자존심이 걸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5회 2사 1,2루에서 KIA 정재훈 코치가 마운드에 올랐고, 양현종을 달래며 손에 있던 공을 넘겨 받았다.
투수 교체 의미다.
양현종은 이닝을 마치고 마운드를 내려가고 싶은 마음을 피력했지만, 이 감독은 꿈쩍도 안했다.
결국 양현종은 강판했고, 교체 등판한 사이드암 김대유가 풀카운트 승부 끝에 삼성 김영웅을 삼진으로 낚아내고 이닝을 무실점으로 마쳤다.
3회까지 무실점 호투하던 양현종이 4회부터 흔들렸다.
4회, 아웃카운트 2개를 쉽게 잡았지만 중전 안타와 볼넷을 연달아 내주고 김영웅에 우전 2타점 적시 2루타를 헌납, 첫 실점을 했다.
곧바로 이어진 박병호를 상대했을 때도 실투로 중전 적시타를 헌납, 3-3 동점을 허용했다.
그리고 5회 다시 공이 존 가운데로 밀려 들어가며 3루타-2루타-단타-볼넷을 내주며 2실점했다.
특히 볼넷을 내준 이성규의 타석 때 제구마저 흔들리자 이 감독은 양현종이 김영웅을 상대하기 앞서 전격 투수 교체를 감행했다.
‘대투수’ 별칭을 갖고 있는 양현종으로선 자존심이 상할 법 하지만, 감독으로선 냉정한 승부수였다.
경기 후 이 감독은 이 상황에 대해 “오늘의 승부처라 봤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 감독의 작전은 맞아 떨어졌다.
앞선 이닝에서 김영웅과 박병호에 연속 안타를 허용한 양현종을 믿고 맡기기 보단, 올시즌 언더투수를 많이 상대해보지 못한 김영웅에게 김대유를 붙였다.
김대유는 감독의 믿음에 부응하듯 절묘한 바깥쪽 슬라이더로 김영웅을 막아냈다.
이 감독은 승부 앞에 이름값은 생각하지 않는 ‘승부사’ 기질을 발휘, 이날 2위 삼성과의 치열한 경기를 잡아냈다.
‘이길 경기는 반드시 잡는다’는 자신의 철학을 일관되게 시행했다.
그래도 강판 후 머리를 감싸며 굳은 표정으로 더그아웃에 앉아있던 양현종이 신경쓰였는지, 김대유가 삼진을 잡자마자 양현종에게 다가가 장난스레 뒤에서 껴안고 위로해주는 모습이 포착됐다.
가슴은 뜨겁게, 그러나 머리는 차갑게. 이 감독이 감독 첫 부임 시즌을 보내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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