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포커스] OK·삼성이 쏘아올린 ‘큰 공’… 男 배구 판도가 요동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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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 김상우 감독(왼쪽 첫 번째)과 OK금융그룹 오기노 마사지 감독(왼쪽 3번째)이 트라이아웃 참가자들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KOVO 제공 |
순간의 선택이 부른 나비효과다.
한국배구연맹(KOVO)이 주관한 2024 KOVO 남자부 외국인선수 드래프트가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마무리됐다.
다음 시즌을 누빌 7명의 외인 라인업에는 대부분 예측 가능한 이름이 실렸다.
하지만 그들의 소속팀이 예상 범주를 벗어났다.
이변이 넘쳐난 드래프트라는 뜻이다.
◆‘더 초이스’
외인 트라이아웃 및 드래프트는 총 3일에 걸쳐 열린다.
가장 중요한 시점은 2일 차, 오후 6시다.
드래프트에 재신청한 기존 선수들의 각 소속팀이 재계약 여부를 통보하는 데드라인이기 때문. 올해는 레오나르도 레이바(전 OK금융그룹), 요스바니 에르난데스(전 삼성화재)의 재계약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였다.
OK금융그룹 오기노 마사지 감독과 삼성화재 김상우 감독은 데드라인 1분을 남겨두고서야 최종 결정을 내렸을 정도로 장고를 거듭했다.
모든 예상을 비웃는 ‘더 초이스’였다.
두 팀 모두 재계약을 포기했고, KB손해보험만이 안드레스 비예나와 동행 연장을 결정했다.
오기노 감독은 “우리가 지향하는 배구에 더 적합한 선수가 있다”는 결정 배경을 전했다.
김상우 감독도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는 말로 설명을 대신했다.
삼성화재가 총 140개 중 2번째로 많은 30개의 순번 추첨 구슬을 얻기 때문에 만일의 사태에서는 요스바니를 다시 지명할 수도 있다는 ‘안전장치’를 고려한 설명이었다.
현대캐피탈로 이적하게 된 레오(왼쪽)와 대한항공 유니폼을 입게 된 요스바니. 사진=KOVO 제공 |
◆혼돈의 폭풍
모든 게 뒤틀렸다.
‘역대급 이변’이 속출한 지명 순서 추첨 때문이다.
지난 시즌 성적 역순으로 분배되는 140개의 구슬 중 가장 적은 5개가 들어간 1위 대한항공의 주황색 구슬이 가장 먼저 튀어나와 장내가 술렁였다.
끝이 아니었다.
4위 현대캐피탈(20개)의 하늘색 구슬이 2번째였던 것. 그리고 삼성화재는 무려 6순위까지 밀렸다.
확률을 믿고 시도한 김상우 감독의 승부수가 물거품이 된 순간이었다.
OK금융그룹(10개)도 마지막 순번을 받아들었다.
3.57%의 확률을 뚫은 대한항공은 거침없이 요스바니를 호명했다.
임동혁(군입대)을 잃었지만, 그에 못지않은 창을 다시 얻었다.
현대캐피탈도 함박웃음과 함께 레오를 택했다.
전광인-허수봉 라인에 얹은 쿠바산 대포다.
리그 판도를 뒤흔들 ‘에이스’들은 그렇게 새 둥지로 날아갔고, 두 팀은 모두 대권후보로 떠올랐다.
대한항공의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과 현대캐피탈의 파비오 코치가 드래프트를 마치고 밝게 웃고 있다. 사진=KOVO 제공 |
2024 KOVO 남자부 외인 드래프텡 나선 삼성화재 김상우 감독(가운데)과 구단 관계자들이 고심에 빠져 있다. 사진=KOVO 제공 |
삼성화재는 당황했다.
유일하게 타임을 불렀다.
‘울며 겨자 먹기’의 결과물은 마테이 콕이었다.
지난 시즌 우리카드에서 눈도장을 찍었지만, 부상으로 중도 낙마했다.
아직 재활 과정에 있는 그는 트라이아웃에서 제대로 된 연습경기조차 치르지 못했다.
삼성화재에 남은 선택지가 그만큼 없었다는 반증이다.
레오를 푼 OK금융그룹 오기노 감독은 “스피드 배구에 적합한 선수”라고 평가 내린 이탈리아 출신 마누엘 루코니를 호명했다.
장점이 없지 않지만 레오의 존재감에 비하면 신장, 파워 등 여러 면에서 아쉽다는 평가다.
그렇게 지난 시즌 준우승팀도 일순 물음표가 가득 붙었다.
한 번의 선택이 시나리오를 모두 뒤엎었다.
예상치 못한 행운, 후회가 뒤섞인 두바이였다.
삼성화재 김상우 감독(왼쪽)이 새롭게 지명한 마테이 콕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KOVO 제공 |
두바이=허행운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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